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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잘 질문하는 방법]
최근에 유튜브에서 접한 썰에서는 JPG 파일을 PDF로 어떻게 전환하는지 물어보는 MZ 사원 때문에 사수가 이런 것도 모르냐며 꾸짖는 것을 보기도 했다. 디지털 문화에 가장 친숙한 세대가 간단한 업무조차 모를 수 있나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다.
PDF 전환 업무야 당연히 어려운 업무는 아니다. 본인도 고등학생 때 숙제 제출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 워드에서 직접 전환하거나 구글에 검색해서 찾아본 적 있다. 어린 학생도 방법을 찾을 줄 알면, 아무리 젊어도 회사원은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업무다. 하지만 굳이 사원 입장도 고려해보자면 모르는 것을 모른다 했는데, 왜 모르냐고 되묻자면 어쩌자는 건지. 억울할 수 밖에 없다.
어릴 때야 요령도 뭐도 없기 때문에 궁금하면 무엇이든 다 질문하는 것이 미덕이다. 이는 사회초년생에게도 해당되는 얘기이다. 하지만 적어도 20살 먹고 청소년 딱지를 뗐다면 스스로 질문에 대해 고민해보지 않고 남에게 의존하려고만 하면 썩 어른스러워 보이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각자 1인분은 할 줄 알아야 하는 회사에서 아무 것도 모르는 신입도 챙기며 스스로도 챙길 수 있는 에너자이저 선배는 거의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내 궁금증은 해소하면서 어린 놈 취급받지 않게 잘 질문할 수 있을까?
답은 사실 질문을 어떻게 해야 하냐 보다는 더 앞의 단계에 있다 볼 수 있겠다. 즉 질문하기 전 사전 준비를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의 JPG에서 PDF로 전환하는 업무를 예로 들어보겠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바로 상사한테 찾아가 물어보는 것은 하수다. 말 그대로 상사에게 숟가락으로 밥 퍼서 직접 내 입에 떠먹여달라는 행위와도 같다.
고수는 찾아가기에 앞서 "직접 찾아봤을 것이다". 구글에 찾아보기만 하면 사실 PDF 전환 사이트는 꽤나 많다 (아니면 워드나 PPT에서 바로 PDF 내보내는 방법도 있다). 검색한 뒤 괜찮은 사이트를 하나 찾아 상사의 요청대로 PDF로 파일 전환하면 될 것이다. 그러면서 본인이 하는 업무에 대해 한 번 고찰해보자. "시켜서 하고는 있지만 왜 PDF로 전환해야 되는 거지? 혹시 특정 방법으로만 PDF를 전환해야 되나? 혹시 이 방법으로 하면 보안 이슈가 있지 않을까?"
사전 조사를 함으로써 주어진 업무 지시에 대해 더욱 이해할 수 있도록 스스로가 더 상세한 질문을 생각해낼 수 있다. 아무 것도 안 해보고 질문하려면 너무 기본적인 질문 밖에 던질 수 없다. 하지만 직접 스스로 부딪혀보고 조사해보면 생각해낸 질문은 가설을 설립하고 검증하는 과정에서 더 세부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된다.
사실 전자든 후자든 상사 입장에서 질문 답하기란 귀찮기 그지 없다. 하지만 후자는 직접 노력하는 과정에서 조금이나마 주어진 업무, 회사생활에 대해 이해보려고 하는 모습을 상사에게 남길 수 있다. 더 나아가 PDF 전환보다 더 어려운 업무가 주어졌을 때, 아니면 상사 역시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난해한 업무가 주어졌을 때를 상상해보자. 전자는 이런 업무를 해결할 능력이 없을 것이라 판단될 것이다. 기본적인 것도 안 찾아보고 의존하려고 들테니 말이다. 하지만 후자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뭔가라도 해보고 그 과정에서 상사에게 적절히 도움을 요청하는 조금은 신뢰가 더 가는 사람이라고 인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