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 보고 듣고 씹어보기> ep.12 | 리더는 정치를 알아야 한다 앞서 살펴본 사내 정치로 인해 영향을 받으신 분들은 정말 많으실 겁니다. 작게는 프로젝트의 성과부터 진급, 부서 이동, 승진, 나와 조직의 생존 여부까지 파급력이 상당했을 거예요. 저 또한 공들인 프로젝트를 홀라당 뺏기기도 했고, 갑작스러운 부서 이동을 경험하기도 했고, 팀의 생존을 걸고 싸우기도 했습니다. 유독 사내 정치로 인한 데미지가 더욱 크게 느껴지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무력함을 느끼기 때문입니다. 줄다리기를 하다가 어느 순간 힘의 균형이 무너지면 되돌리기가 정말 어려운 것처럼, 방향이 한 쪽으로 정해지면 걷잡을 수 없이 끌려가는 제 자신을 지켜만 봐야 하니까요. 다음 이유는 그 데미지가 주변 구성원들에게도 퍼지기 때문입니다. 물론 당사자만큼 영향을 크게 받지는 않겠지만, 분명 주변 구성원들의 사기나 업무 환경, 성과와 평가에 무시할 수 없는 데미지를 줍니다. 마지막으로는, 반드시 적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사내 정치는 경쟁 프레젠테이션과는 달리 득과 실이 명확히 존재합니다. 누군가 득을 보면 누군가는 알게 모르게 실을 보는 것이죠. 자연스럽게 실을 보는 쪽과는 적대 관계가 생기게 됩니다. 게다가 아군이 생긴다는 보장도 없는 것이, 수혜를 보는 사람이 나 자신 뿐이라면 오히려 이를 아니꼽게 바라볼 수도 있죠. 어제의 아군이 오늘의 적이 되는 순간입니다. 여기에서 리더만의 중요한 역량이 한 가지 드러납니다. 리더는 반드시 정치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죠. 개인의 업무 성과나 이해관계자들과의 호의적 네트워킹까지는 실무자의 영역이지만, 리더는 구성원들의 관리와 평가, 타 조직과의 경쟁, 사내 분위기와 흐름을 읽고 대응하는 것까지 책임져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크고 작은 정치질이 판을 친다는 것이죠. 가끔, 사내 정치를 구시대의 산물로 취급하며 독야청청한 리더가 되겠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물론 훌륭한 마음가짐이지만, 알고 하는 것과 모르고 하는 것은 정말 큰 차이를 만들 것입니다. 사내 정치에 문외한인 상태에서는 홀로 고립되어 왕따를 자처하는 실책을 저지르는 것이죠. 반대로, 사내 정치의 본질과 필요성을 이해한 상태라면 중립적인 위치에서 킹메이커의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마치 스위스가 중립국임을 선언하고 정치적으로 매우 유리한 결과를 얻었던 것처럼요. 다만, 그 스위스도 중립국이지만 자국을 방비할 충분한 전력을 갖추기위해 노력했고,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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