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하지 않는 말 01. how old?
난 평범한 이 나라에서만 살아온 아저씨이다. 하지만 난 처음 만난 사람의 나이를 묻지 않는다. 그 말은 이 나라의 아저씨들은 그런 무례를 범하는 사람이 꽤나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내가 관찰해보고 경험해 본 바로는. 최근에는 그래도 많이 의식이 올라와서 그런 사람들이 줄어 들고 있는 거 같지만 여전히 남아 있다.
난 처음 만난 사람은 물론, 알고 지내는 사람에게도 나이를 직접적으로 묻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 봐야 대충적인 나이대만 가늠할 뿐. 내가 직접적으로 묻지 않는 이유는 대단히 간단하다. 궁금하지 않아서. 아니 좀 더 정확하게는 관심이 없다.
심지어, 채용인터뷰를 인터뷰어로 진행을 하고 나면 다른 팀원들 중 몇몇이 지원자가 몇살인지를 물어 본다. 그럴 때 마다 나는 항상 '모른다' 라고 답을 한다. 답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진짜 모른다. 굳이 이력서 상에 생년월일을 표기 했어도 관심이 없어서 보질 않는다.
여자들끼리도 처음 만나거나 하면 그러는지는 잘 모르겠다. 직접 경험이나 들은바가 없어서.
하지만 내가 누군가에 나이를 직접적으로 물어 보는 경우가 예외적으로 있다. 그건 그 사람에게 소개팅을 주선하기 위해서. 그래서 내 주변 사람들은 대부분 알고 있다. 이 아저씨가 나에게 직접 나이를 물어 봤다는 건 소개팅을 주선해 줄 테니 준비를 하고 있어야겠다고.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