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스럽게 복숭아를 사서 들고 오는 마음
어느 날 내가 좋아하는 막내가 물었다. “언니 한국에 나는 납작복숭아는 유럽 거랑 같아?” 흔히 대극천이라는 품종으로 알려져 한국 마트에서도 심심찮게 보이는 납작복숭아는 아쉽게도 우리가 유럽에서 보고 듣고 먹었던 그것과는 다르다고 알고 있다. 한국에 지금 유통되는 품종은 중국품종이라고 알고 있는데, 유럽에서 먹던 그것과는 다르다고, 아무래도 땅과 기후가 너무 다르니까. 잘 찾아보지도 않았지만, 그 맛을 꽤나 좋아했던 내가 여러번 구매해봐서 경험으로라도 그냥 알고 있었다. 절대 그 맛이 나지 않기 때문에 사실 더 찾아볼 필요도 없었다. “달라 완전, 그래서 한국에선 사먹지마. 나중에 유럽가면 실컷 먹어. 과일 가게 가서 파리가 윙윙 날리는 후숙이 잘 된걸로 사서 바로 먹으면 거기가 천국이야” 라고 답하고 잊고 있었다.
오늘 막내를 거의 한 달만에 만났다. 손에는 납작복숭아가 세 알 들려있었다. “이건 유럽 품종이래! 비싼데 언니 좋아할 거 같아서 사왔어. 푹 후숙해서 먹어”
복숭아를 들고와 접시에 담는다. 아마 2-3일 후면 한층 달콤하게 후숙될 것이다. 내 마음이 그렇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