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짐 메꾸기 챌린지 #5 - 펜홀더 뉴런의 끊어짐을 메우고자 대화 도중 잘 생각이 나지 않았던 용어나 단어들을 하나씩 노트에 적기 시작했다. 너무 많아졌다. 다시 연결하기 위해 가장 쉬운 방법은 '인상적인' 사건으로 해당 단어 연관 짓기. 세일즈 활동에서 대화는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익숙한 단어의 깜빡임은 대화의 흐름을 단절시킨다. 물론 다른 표현으로 우회해도 되지만 대화 내내 잊혀진 단어에 신경이 쓰여 집중력이 흐트러진다. 이직을 했다. 새로운 사람, 환경 그리고 업무 모든 것에 빠른 적응이 필요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첫인상'. 나는 사회생활에서 이 첫인상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내 능력이 100이면, 처음 일정 기간동안 120 또는 130을 해놓어야 혹시 내가 80, 90을 하더라도 동료들은 내가 계속 100 정도로 하는 것으로 인식한다는 논리다. 이미지 메이킹 정도로 이해해도 좋다. 세일즈 활동하기 조금이나 유리한 '다방면의 관심'을 가지고 있다. 거의 모든 운동을 좋아한다. 이직한 직장에 기술지원 전무님과 대화를 하다가 공통 관심사로 '탁구' 얘기가 흘러나왔다. 대화의 시작은 사용하는 라켓이 무엇이냐 라는 질문이었다. 나는 자랑스럽게 "포핸드입니다." (!!!???) 라고 대답했다. 순간 그 분의 혼란스러운 얼굴 표정을 보았다. 아뿔싸, 포핸드는 그저 치는 방법인데, 뭐라고 하더라... 라고 생각해내는 찰나, 전무님께서 고맙게도 먼저 "아... 펜홀더 말씀하시는 거지요?" 라고 말씀해주셨다. 하지만 잠시의 어색함은 피할 순 없었다. 실제 탁구 실력을 보여드리지 않으면 잘 못 치는 생초보가 호들갑을 떤 꼴이 되어버린 것 같았다. 펜을 쥐는 방식과 비슷한 그립이라 펜홀더 라켓, 악수하는 듯한 그립이라 쉐이크핸드, 대표적으로 딱 두 종류인데, 나의 뇌에서 쉐이크핸드 응용으로 포핸드 라고 무의식 중에 대답을 했던 것인지 모르겠다. 그 순간 130이 50으로 추락하는 듯한 부끄러움이 밀려왔었지만, 다음에 실력을 꼭 보여드리는 것으로 만회할 것을 다짐했고, 바로 노트에 이 단어를 적어 놓았다. 이 짧은 대화가 초반 130 업무 열정에 방해가 될 순 없다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러했다. 좋은 첫인상을 각인하고자 하는 노력, 그리고 적응의 시간을 더해지고, 나라는 사람에 대해 더 알게 된 동료들의 인식이 얹혀지면서 비로소 '포핸드(펜홀더)' 사건은 묻힐 수 있었다. 오늘 잠시 묻혀 있던 이 단어를 꺼내 Imprint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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