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챌린지 4일차
오늘은 예상치 못하게 점심에 시간을 많이 소비하는 바람에 글을 쓸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하지만 단 몇 줄이라도 매일 쓰는 연습을 하자고 나 자신에게 약속했으니 오늘도 쓴다!
요즘 나는 사이드 프로젝트로 기획자/PM/PO가 모인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커뮤니티에서는 매 달 한 가지 주제를 정해서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글로 쓰는 미션이 주어진다. 7월달의 주제는 '우선순위 설정'이다.
음.. 내가 지금까지 일을 하면서 우선순위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이 있었던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본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쉴 새 없이 밀려들어오는 업무를 쳐내느라 바빴던 기억밖에 없다. 나에게는 이 일들의 우선순위를 결정할 권한도 없었다. 그저 주어지면 바로 ASAP하게 해내야 했다.
그러나 회사 차원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을 지켜볼 기회는 있었던 것 같다. 비록 회사가 나에게 우선순위 기준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지는 않았더라도. 그리고 이 우선순위를 어떻게 세우냐에 따라 회사와 제품의 운명은 달라졌다. 그러고보니, 우선순위를 제대로 세우지 못해서 망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래는 내가 미션으로 제출했던 '우선순위를 직감에 의해 세웠다가 망했던 사례'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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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일하던 스타트업에서 PO가 직감에 의해 잘못된 우선순위를 설정했고 그로 인해 팀이 실패를 겪은 경험이 있습니다.
저는 육아 관련 스타트업에서 MVP로 핵심 기능 A를 담은 프로덕트를 출시하고, A 기능으로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하는 신기능 B를 런칭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팀에서는 기존 사용자인 부모들이 A기능을 좋아하므로, 당연히 관련된 B기능에도 관심을 보이고 많이 결제할 거라는 가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시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는 사용자를 대상으로 검증해본적이 없는, PO의 직감에 의해 추진된 프로젝트였습니다.
저는 B 기능의 정책과 기능을 설계하는 서비스기획자였고, 새로운 기능이 가져올 가능성에 대해 기대를 가지고 업무를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배포 이후 B 기능의 사용자 활성화 지표와 사용 빈도가 예상대로 나오지 않자 많이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서 이후 사용자 인터뷰를 진행하며 고객에게 B 기능에 대한 경험을 물었습니다. 그리고 두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첫째, 새로운 기능이 생겼는지조차 잘 모르는 사용자도 있다.
둘째, A기능과 B기능의 타겟은 같지 않다. A기능의 사용자 중 B기능도 필요로 하는 사용자 비율은 낮다. 오히려 기존 사용자들은 A기능의 효율화를 원하고 있다.
결국 저희 팀은 사용자 인터뷰 후 백로그의 우선순위를 조정했습니다. B기능에 주력하려고 했던 계획을 수정하여 A기능을 고도화하는 쪽으로요. 이 때 우선순위 설정과 이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를 마련하는 것의 중요성을 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