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동료가 나와 같은 회사에 지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합격해서 퇴사를 앞두고 있고, 나는 불합격했다는 연락조차 받지 못했다. 종일 많은 생각이 들었다.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자기검열에 이르렀는데, 나는 서류든 경력이든 경험이든 어떤 면에서 반드시 못난 사람이 되고야 말았다. 날씨처럼 꿉꿉한 마음을 뒤로 하고 저녁약속 자리에 갔다. 마치 장난처럼, 오늘 우리회사에서 면접을 본 지인과의 식사가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 발표를 앞두고 혼자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그를 보며 조금 부끄러워졌다. 확실한 계기와 준비가 뒷받침되어도 우주와의 타이밍이 맞아야 성공하는 것이 이직 아니던가. 그에 반해 나의 마음은 너무나 불완전하고 미약했다. 불과 작년만 해도 지금 다니는 회사로의 이직에 설렜던 내가, 그저 주변의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 원했다면 절실하게 준비했을 테고 그만큼 후회도 없었겠지. 어느새 안일해진 나 자신과 마주한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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