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천장>
회사를 다니는 30대 중반 여자로서 아직 그렇게 유리 천장을 직접 느낀 적은 없다. (물론 20대 중반에 첫 취직을 하려고 시도했을 때 느낀 적은 있었다)
다만 작년에 결혼을 했고, 앞으로 2-3년 내에 임신과 출산을 할 계획이 있는데, 주변을 살펴보면 회사에서 높게 올라간 여자 분들의 비율이 현저히 적고, 있다하더라도 결혼을 안 했거나 했어도 아이가 없는 경우가 거의 99%이다. 물론 그분들은 적어도 나보다 10살 이상이 많은 사람들이고, 내 시대 때에는 조금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시뮬레이션을 돌려봐도 임신+출산+육아를 하면서 내가 낼 수 있는 퍼포먼스가 아이가 없을 때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할 것 같다. (지금 열심히 하고 있는 자기계발 관련된 부분도 못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회사 입장에서는 퍼포먼스가 떨어지게 된 사람을 대우해 주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사회적인 배려가 필요한 것은 맞지만, 아직은 문화적으로 보편화 된 것도 아닌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낳는 것이 가치있고, 내가 추구하는 가치와 삶이 달라질 수는 있겠으나, 지금 상황에서는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보통의 회사에서 내가 추구해 오던 커리어에서는 아이가 그렇게 좋을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을 해봤다.
(주변에 나보다 10살 많은 잘 나가는 커리어를 가진 실장님이 있는데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음), 남편이 공무원스러운 워라밸이 좋은 직장을 다니고, 시엄마가 엄청 좋은 분이셔서 거의 애를 다 키워주시고 있다고 한다. 이런 경우가 아니면, 아무래도 여자로서 일에 집중하는 것이 어렵지 않나 싶다.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을테고...)
(중요한 것은 남편의 회사는 굉장히 보수적이어서 이른 출근과 야근, 주말 근무도 많고, 남자의 육아 휴직은 말도 안 되고, 아이를 위해 이른 퇴근을 하는 것도 말이 안 되는 곳이라서, 육아에 크게 도움이 안 될 것이 자명하다. 물론 남편이 아이를 기르기 좋은 문화를 가진 회사로 옮긴다면 모를까... 그런데 옮길 것 같지도 않고, 회사 옮기는 것이 쉬운 것도 아니기에 나도 뭐 옮기라고 하고 싶지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