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1일이면 괜히 비장한 사람이 되어 가슴이 웅장해진다.
하지만 하루만에 사람 바뀌기가 쉬운가- 눅눅한 날씨에 늘어지는 몸을 겨우 일으켜가며 오늘의 업무를 마쳤다.
결국 태도는 정신에서 비롯되나보다. 난 늘 개운한 상태로 일하고 싶지만, 대부분의 날을 미적지근하게 보낸다. 때로는 기계처럼 일한다. 2%가 부족한 걸 알면서 그대로 일을 덮기도 한다.
달력의 절반을 넘긴 오늘, 다시 한번 생각한다. 난 내가 원하는 모습과 얼마나 가까워져있나. 미련도 후회도 없을 거라면 어찌 지내도 상관없지만...
끝내 정리되지 않는 이 글처럼 내 마음도 복잡하다. 피곤에 지친 나를 더 이상 채근하고 싶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이대로는 안 된다 싶은 것이다. 그놈의 정신, 개운하고 총명한 정신을 위해 우선 오늘 저녁부터 잘 보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