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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팀장 실패기 대학교 3학년을 휴학하고 병특으로 남들보다 일찍 회사 생활을 시작했다. 일을 좋아했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했고, 최우수 사원상을 받고 최연소 팀장이 됐다. 처음으로 맡은 팀은 신규 사업부에 속한 12명으로 구성된 신설 팀이었다. 나보다 8살 적은 최연소 팀원부터, 위로 띠동갑인 시니어 팀원도 있었다. 이전까지 했던 업무와 다른 분야의 신규 프로젝트를 맡았고, 팀장이 처음이라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는지 몰랐다. 의욕적으로 자신감을 갖고 뛰어들고 열심히 했지만, 팀과 관계자들을 올바른 길로 이끌지 못 했다. 게다가 문제해결을 위해 생각을 정리하고 사람들과 나눠서 함께 해답을 찾는 방법도 몰랐다. 맡은 일이 불안하니까 익숙한 일에 더 시간을 쏟았고, 팀원들의 불만을 들어주는 시간만 더 길어졌다. 신규사업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한데다가 매일 늦게까지 야근을 해서 건강까지 안 좋아졌다. 하지만 9개월 만에 신사업을 중단하면서 팀도 함께 해체됐다. 사업 정리를 하면서 일부 팀원들은 회사를 떠나야 했다. 계약직 팀원에게 권고사직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내가 대신 회사를 휴직하고 복학하기로 했다. 신사업 실패로 인한 팀 해체 경험은 트라우마가 되서, 내가 리더십과 신사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했다. 휴직이 끝나고 돌아와서 다시 실무를 하는데 다시 잘 하기가 힘들었고 커리어가 애매해졌다. 결국 헤드헌터의 제안을 받고 5년 동안 정말 좋아했던 회사를 떠나 이직을 했다. 회사를 옮기고 나서는 얼마간 우울한 마음이 계속 떠나질 않았다. 나중에 심리 상담을 통해 알게 됐는데, 전직장에 대한 향수병이었다. 이직해서는 보란듯이 성공을 하고 싶었는데, 마음과 달리 처음 몇 년은 새로운 회사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가 않았다. 언제 다시 기회가 올지도 몰랐지만 이미 지나간 일에 대한 집착으로 관련 분야 공부를 했다. 어쩌면 창업 전에 준비를 열심히 한 건 이 때의 경험이 계기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리더가 된다는 것은 그에 맞는 역량과 훈련이 되어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었다. 더 준비가 필요했는데 그 땐 그걸 이해하지 못 했다. 이후 창업을 하면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뼈아픈 이전의 실수를 몇 년동안 되새기다가 다시 리더가 되었다. 실패 경험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애썼다. 그런데 여전히 리더의 일은 쉽지 않다. 내가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계속 들었다. 하지만 창업한 이상 이 악물고 계속 할 수 밖에 없었다. 언젠가는 버티는 것만으로도 잘 하고 있는 것이라는 선배의 격려가 큰 힘이 되었다. 갖은 시행착오를 반복하고 뼈저린 실수를 하더라고, 내일은 새로운 나로 한발씩 나아간다는 마음가짐을 가졌다. 만약 새로 팀장으로 도전을 해야 하는 사람이 있다면, 가능하다면 익숙한 일들을 내려놓고 뒤로 물러나서 팀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봐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막상 팀장이 되고 나면 무엇을 익혀야 하는지 알기 어렵고, 배우는데 최소한의 몇 개월은 걸리기 때문에 팀장이 되기 전부터 시간을 두고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스스로 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리더에 맞게 성장하는데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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