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최근 말도 탈도 많던 프로젝트가 마무리되고, 데이터 정리까지 마치자 살짝 공허함이 찾아왔다. 정신없이 바쁘던 순간들이 스쳐지나가면서 당장 머리속에 떠오르는 일감이 없어진 느낌. 물론 일은 찾으면 언제나 항상 그 자리에 있곤 하지만, 이 묘한 공허감이 반가웠다.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 마주하는 이런 느낌을 최대한 누리면서 정말 오랜만에 글을 쓰고 있다. 쉰다는 표현을 어떻게 정의하면 좋을까 여행을 가거나 침대에 누워 넘쳐나는 미디어 속에 파묻혀 있는 것은 약간 정반대의 느낌으로 쉬는 것이 아닌 것 같다. 노독을 푼다는 말이 왜 있겠는가 나름 고생을 동반한 즐거움의 시간이라는 뜻일 것이다. 미디어를 취향껏 내려가며 알게 모르게 시간을 허비하고 나면 찾아오는 안정감이 쉼일까 그것을 안정감이라고 표현하는 것 조차 맞지 않을 수 있다. 어쩌면 이렇게 잠시 시간을 내어서 나의 생각들을 정리하는 이 순간이 진정한 쉼일 수도 있겠다. 한번 갈무리하고 나서 정갈한 머릿속에 또 새로운 경험을 그려나가는 것. 스케치북에 페이지를 넘겨보는 것. 지금 이 순간의 나에게 쉼이란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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