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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원티드 하이파이브 2024에서 발표한 "위임의 예술" 내용입니다. ------------ 위임의 목적은 무엇일까? 사람들의 창의성을 키우고, 빠른 의사결정 속도를 유지하고, 직원들의 성장 촉진까지 좋은 이야기들이 많다. 이는 위임의 목적보다는 혜택에 가깝다. 조직은 고객의 고통을 정의하고 해결하기 위한 집단이자 유기체이다. 이에 동의한다면, 위임의 목적은 고객의 고통을 더 잘 정의하고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위임은 쉽지 않다. 우리가 속한 산업, 조직의 규모, 구성원들의 성향에 따라, 어제의 정답이 오늘의 오답이 될 때가 많다. Rakuten 창업자인 미키다 히로시는 회사가 3배 커질 때마다 모든 것이 변한다는 3배수의 법칙을 이야기한다. 현실적으로 한 명의 리더가 온전히 리드할 수 있는 수는 3명이며, 최대 10명까지 가능하다고 말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성장통은 위임통에 가깝다. 10명까지는 대표가 모두를 리드할 수 있고, 30명이 넘으면, 3명 이상의 리더에게 위임해야 하며, 100명이 넘으면 하위 리더들까지 위임해야 한다. 그러면서, 그동안 통하던 방식들이 통하지 않는다. 위임통(성장통)이 커지는 시기에는, 사람들이 전사 성장과 상관없는 일들로 바쁘기 쉽다. 실행 과정에서 목표가 바뀌거나, 상황이 바뀌어도 같은 방식으로 일하거나, 뼈아픈 현상들이 커지기 마련이다. 어디부터 잘못되었을까. 지난 10년의 창업 기간을 돌이켜보았을 때, 나의 부끄러운 실수들은 다음과 같았다. 1. "리더의 잘못된 질문"이다. 성장 정체가 올 때면, 다운로드 수, 가입자 수 같은 허무지표를 통해 사업의 건재함을 알리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허무지표로 시야가 좁아지면, 고객의 고통과 먼 질문들을 하게 되고, 실무진 단에서도 고객의 고통과 상관없는 미팅과 실행이 증가한다. 2. "고객 고통의 단절"이다. 리더들에게 위임되는 과정에서 단 한 명이라도 "위에서 시켜서"라고 하는 순간, 고객의 고통은 단절되고 팀은 일하는 why와 자부심을 상실한다. 3. "성과 지표의 배신"이다. 팀/개인 단위로 성과지표를 세분화할수록 전사 성과 대신 자신의 지표에만 관심을 가지기 쉽다. 전사 과제에 협업을 요청해도, 개인 지표와 거리가 멀 경우 외면하게 된다. 4. "동상이몽"이다. 상위 리더가 고객 문제의 해결에서 출발해도, 중간 리더가 자신과 팀의 성장/성취에, 실무로 갈수록 내 일을 더 편하게 하기 위해 위임을 활용하기 쉽다. 자신의 위치와 역할에 따라 중요한 것이 다른 건 당연한데, 간과하기 쉽다. 5. "피플 리더십의 과대 평가"다. 수평적 문화가 확산되고 구성원들의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 장기적인 성취를 만드는 일보다는, 피플 스킬이 강조되기 쉽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 5가지를 바꾸고 있다. 1. 대표부터 "고객 고통의 대리인"이어야 한다. 고객의 고통을 자주 언급하고 해결의 의지를 내비치는 교주 내지는 관종이 되어야 한다. 고객의 칭찬은 사소한 거라도 전체에 공유하고, 함께 보람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2. 정교한 권한과 책임을 고민하기 이전에, 고객의 고통을 위임해야 한다. 고객의 고통이 절절하게 전해질 때, 이 일을 해야 하는 why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모든 문서의 첫 문단을 고객의 고통이 무엇인지 서술하고, 이를 와우하게 해결할 방안들을 고민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한, 고객에게 반복하는 실수들을 방지하기 위해, 스스로 점검하는 체크리스트도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첫 스크롤 내에서 고객에게 핵심 가치를 전달하는가) 3. 북극성을 통해, 전사가 함께 보는 미션, 목표, 핵심 성과를 단순화해야 한다. 우리는 전사 핵심성과 2개로 정리하고, 이와 연결된 부문의 핵심 성과들을 총 10개 정도로 제한하고 있다. 팀 성과는 모니터링을 위한 보조 지표로만 사용하며, 평가에 반영하지 않는다. 그동안 팀/개인 성과와 관계 없으면 돕기 힘든 심리적 허들을 제거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4. 고객 중심 팀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채용 단계에서부터 우리의 미션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일상에서 행동하는 사람들로 채워야 한다. 우리는 일하는 사람들의 모든 가능성을 돕는 회사로, 인터뷰에서 자신과 타인, 커뮤니티의 성장에 관심이 많고 이를 적극적으로 도운 경험을 가졌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우리가 미션을 달성하는데 부족한 역량, 경험, 네트워크를 가진 분들을 합류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5. 고객 중심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 수평적 조직에서 과몰입하기 쉬운 피플 스킬 중심의 리더십을 넘어, 팀이 고객 문제에 몰입하여 해결하고 성취감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개인기를 넘어, 팀이 지속적으로 이를 더 잘할 수 있는 성장 사이클을 만든다면, 더욱 귀하게 여겨야 한다. 결론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과를 만드는 좋은 위임"이란 무엇일까? 조직의 규모가 커질수록, 고객의 고통이 오히려 크게 들리는 확성기 같은 조직을 만드는 일이다. 그래서, 위임은 이성적 기술이 아니라 감성적 예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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