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스타트업 인사 담당자의 주요 업무 ]
안녕하세요. 저는 스타트업 시리즈 A에서 경영지원 업무를 총괄하면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직원 수가 0명부터 현재 50명까지 사세를 확장하면서 겪은 인사업무를 단계별로 간단하게 요약하여 말씀드리고, 수반되는 주요 업무들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이 글을 통해 여러분들께서는 제가 겪은 시행착오를 사전에 대비하고 챌린지를 본인의 성장 기회로 활용하셨으면 합니다.
1. 시드 단계 (Seed Stage)
초기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제품 개발을 시작하며, 초기 시장 피드백을 받기 위해 자금을 조달하는 시드 단계에서는 창업자와 소규모 팀(1~5인)이 주축이 됩니다. 이 단계에서 인사 담당자의 주요 업무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경영지원실(인사총무) 업무
전통적인 인사 업무보다는 경영지원실의 총무 업무 파트를 수행하거나 세무법인과 협력하여 계산서 발행, 급여 자료 전달 등 간단한 경리 업무를 수행할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 단계에서는 대표님과 함께 다양한 총무 업무를 수행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정부 지원 사업 증빙 서류 챙기기, 간단한 계산서 발행 및 매입내역, 법인카드 영수증 확인 업무 등이 있습니다.
(2). 근로기준법 확인
상시 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으로 엄격한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는 않지만, 법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기본적으로 근로계약서 작성, 임금명세서 작성 및 교부, 해고 예고 절차를 학습하고, 급여대장 작성과 채용, 퇴직 관련 업무 실무 경험이 없다면 세무법인, 노무법인과의 월 자문을 받으면서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을 추천합니다. 소액의 월 자문료를 지급하고 세무, 노무 법리적 리스크를 헤지하시길 바랍니다.
(3). 회사 BM 학습
회사 초창기 멤버로서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BM)을 끊임없이 학습하고 기록합니다. 인사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BM은 구직자들에게 중요한 셀링 포인트입니다. 구직자들이나 채용 공고에 그들이 궁금해하는 '왜'에 대해 충분히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테크 리크루팅 학습
스타트업은 IT를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서 개발자들과 범 개발 계열의 직무를 채용하는 테크 리크루팅을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발 분야를 경험해보지 않은 경우, 직무 내용과 업무 스킬을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회사 내 개발자들과 협업하여 리크루팅을 진행하며, 개발자들의 파트별 업무 범위와 주요 스킬, 개발 스택, 그들이 요하는 핵심 역량 등을 인사 담당자의 관점에서 꾸준히 학습해야 합니다.
(4). 마케팅 및 영업 활동 준비
시드 단계에서 유의미하게 비즈니스 모델이 검증되면, 시리즈 A 단계를 준비하게 됩니다. 이때 초기 고객 기반 확대를 위해 마케팅과 영업 활동이 일어나고, 관련 인원들이 지금보다 훨씬 큰 규모로 채용될 것입니다. 대표님이 시리즈 A IR 활동을 준비할 때 채용 계획을 수립하고 문서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IR 사업 계획서에 기재된 채용 계획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5). 채용 계획 준비
국내 스타트업으로 유입되는 펀딩 금액은 대표님의 사업 계획을 바탕으로 runway 가능 기간이 보통 1.5년에서 길어야 2년입니다. 후속 IR을 시행하는데 평균 6개월 이상 소요된다고 보면, 관리할 수 있는 금액은 1년의 기간으로 설정하고 해당 기간에 부합하는 타이트한 채용 계획이 수립되어야 합니다.
제한된 자원과 인력으로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영되어야 하기 때문에 철저한 채용 계획이 필요합니다. 초창기 스타트업에서는 인건비가 판관비와 같다고 생각해도 무방합니다. 채용이 필요한 직무와 예상 연봉대를 설정하고, 플랫폼 채용 수수료(대략 연봉의 7%), 노트북 렌탈 비용, 회사에서 설정한 복리후생 비용까지 인건비와 관련한 비용으로 설정합니다. 대략 채용하려는 연봉 금액에서 20%는 추가 비용으로 설정해야 채용 계획 예산과 실행 비용 사이의 차이를 줄일 수 있습니다.
대표님 포함 많은 사람들은 장미빛 미래를 생각하며 채용 계획을 수립합니다. 그러나 계획은 언제나 A와 B가 함께 준비되어야 하며, 우리는 현실적인 비용이 기재된 B를 제시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합니다.
(6). 미션 및 팀 문화 수립 준비
대표님과의 인터뷰를 통해 회사의 미션과 비전을 수립할 준비를 합니다. 현재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 회사의 ‘문화’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표님 포함 초창기 멤버들이 앞으로의 회사 문화를 수립하는데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조직 문화는 특정 개인이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모든 구성원이 자연스럽게 형성하고 공유하는 가치, 믿음, 행동의 집합체입니다. 문화라는 단어 자체가 공동체가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옳고 그름의 문제를 고민하기보다 조직에 핏(fit)한 사람들을 채용할 수 있도록 많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2. 시리즈 A 단계 (Series A Stage)
제품을 개선하고, 초기 고객 기반을 확대하며, 본격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실행하기 위한 자금을 조달하는 단계입니다. 회사의 인원은 5~50인 규모로 예상되고 소액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거나, 적어도 어드민의 사용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조직이 확장되고, 마케팅 및 영업 활동이 본격화됩니다.
(1). 취업규칙 준비
5~29인 규모의 회사에는 근로기준법, 모성보호제도 및 퇴직급여에 관한 내용이 전부 적용됩니다. 특히 10인 이상인 회사부터는 취업규칙 작성 및 신고 의무가 적용됩니다. 노무법인과 컨택하여 취업규칙 작성을 의뢰하세요.
(2). 조직도, 조직형태 준비
조직도 작성을 준비하고 월별 인원 현황을 정리하세요. 지원사업(예: Tips)을 진행하거나 준비하고 있다면, 인원 현황과 조직도를 상시 업데이트하고 제출해야 합니다. 회사의 사업 모델과 리더들의 특성에 맞추어 최적화된 조직 형태를 구축하고, 이를 도식화할 수 있는 조직도를 상시 업데이트하세요.
(3). 근태관리 제도 점검 및 기술활용
근태관리는 직원들의 공정한 대우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제도입니다. 근무시간의 투명한 관리는 감시가 아닌 공정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함입니다. 근태관리제도라는 뼈가 있고 그 위에 유연근무제, 재택근무제도라는 살을 붙여나가시길 바랍니다. 투명함과 공정함이라는 큰 틀아래 신뢰성이 가미된 유연한 근태관리제도를 도입하면 업무성과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최근에는 저렴한 비용으로 많은 근태관리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툴을 잘 활용하여 우리 회사만의 근태관리 시스템을 구축하시길 바랍니다.
(4). 온보딩 프로세스 준비
시드 단계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입사하게 됩니다. 신규로 입사한 직원이 빠르게 업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초기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하세요. 인사팀에서는 회사의 비전, 목표, 업무 절차, 복리후생 등을 안내하고, 소속 팀으로 인수인계합니다. 소속 팀에서는 사전에 신규 직원을 관리할 인원을 지정합니다.
(5). 평가보상제도, 성과목표 설정
아직 우리 회사는 구체적인 KPI를 설정하거나 제대로 된 OKR을 설정하여 평가보상제도를 실행하지 못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께서 인사담당자로서 평가보상제도를 설계하고 있으면 “제대로 설계하지 못한 KPI, OKR은 안하는 것만도 못하다, 팀워크에 저해가 될 것이다”라는 말과 함께 “왜 우리 회사는 평가보상제도가 없느냐, 내가 열심히 고생했는데 이것밖에 보상을 해주지 않느냐” 라는 말을 함께 들을 것입니다. 평가보상제도에 대해 긍정적, 부정적 견해들은 상시 상존하고 가장 민감한 어젠다 중 하나입니다.
결국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르지만 우리가 공통적으로 바라보는 가장 중요한 성과 목표는 설정이 되어야합니다. 회의를 하고 의사결정을 할때 참고할 수있는 목표는 상시 존재하여야 합니다.
설정된 목표와 이를 달성했을 때의 평가보상은 KPI와 OKR 정해진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우리의 회사는 생존이 목표인 회사일텐데, 지금 당장 우리에게 최적화된 평가보상은 교과서적인 담론이 아닌 여러분과 대표님께서 제일 잘 알 것입니다. 수많은 가설 검증을 반복하는 우리에게 평가보상제도는 너무 가볍지 않지만 숙명적으로 a/b테스트가 필요한 영역 중 하나일 것입니다.
(6). 인사담당자의 전문성 개발
회사는 계속해서 성장하고 기능 조직별로 많은 전문가들이 동료로 회사에 입사하게 됩니다. 급여, 채용, 평가보상, 총무 등지에서 많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지만 내가 가진 전문성에 대해서 돌아보게 됩니다.
대기업이나 컨설팅회사에서 요하는 평가보상은 아직 기획 운영해본적이 없고, 채용은 보람차지만 힘들고 반복적입니다. 교육과 조직문화는 중요한 것은 알지만 전문성이라고 말하기에는 무언가 애매합니다.
신입사원때 스타트업으로 입사하셔서 지금 단계면 2~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을텐데 위와 같은 생각이 든다면 자연스러운 현상이고, 오히려 내가 업무적으로 그만큼 성장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지금까지 쳐내기 급급했던 일들이 익숙해지고 그래서 내가 고민을 한다는 뜻이니까요.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이직’을 통해 급여의 점프업과 뎁쓰있는 업무를 할지, 또 다른 도메인을 가진 스타트업으로 갈지, 해당 회사와 함께 성장할지는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있습니다. 회사와 함께 성장해온 나의 노력과 땀은 배신하지 않습니다. 내가 선택한 길이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가끔씩 찾아오는 불안감을 모티베이션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