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하고 기꺼이 실패할 수 있는 용기> ‘프론트엔드 개발자’라고 적힌 명함을 자신있게 내밀기조차 주저했던 주니어 시절을 지나 지금은 행복하게 개발하고 있다. 그저 성장통 덕분은 아니다. 도약하기 위해 크게 다치지 않고 완주하는 방법을 터득한 덕분이다. 2011년, 수능을 치르고 성인으로서 처음 내렸던 단 한 번의 결정으로 10년간 국방부라는 울타리 안에서 꽤 다양한 경력을 쌓으며 20대를 보냈다. 그렇게 단단히 기반을 다지던 나는 돌연 커리어 전환을 선언했다. 그 당시에도 지금도 주변에 이 이야기를 하면 생도 생활이나 6년 경력이 아깝지 않냐며 많이들 놀라는데, 나와 전혀 연관성 없던 분야에서 다시 주니어가 되는 것은 그리 대단한 이벤트는 아니었다. 그 시간 동안의 경험은 내 양분이 됐을 테고 나는 고작 직업 하나 바꿔보는 것뿐이었으니. 그때의 내겐 지난 시간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내보는 것’과 ‘실패를 경험하는 것’이 중요했다. 내 지난 20대는 치열했지만 한편으로는 따뜻한 온실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로 나온 나는 이전에는 전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면을 마주하며 뒤통수를 세게 맞았더랬다. #긴 숨으로 오래 달리는 방법을 깨닫다 전역하고 2년, 고난과 역경의 퀘스트를 깨다보니 어느새 2년 차 주니어가 됐다. 주니어로서 매일 공부해야 할 것만 같은 불안감을 지워보고자 출퇴근 시간마다 ‘FE 주니어는 꼭 알아야 하는 것’ 이라는 제목의 아티클을 연일 읽었다. 하지만 아티클을 읽을수록 조급한 마음만 들었다. 새로운 기술이 거론될 때마다 나도 새로운 것을 당장 습득해야 하는 건 아닌지, 나는 지금 어떤 것에 집중해야 하는지, 내 학습 속도가 느린 건 아닌지, 나만 뒤처지고 있는 건 아닌지 온갖 걱정으로 마음을 짓눌렀다. 결국 갈피를 못 잡고 흔들리다, 당시 CTO에게 도움을 구했다. 그리고 그와의 대화에서 공부해야 할 목록을 정의하는 일보다 내가 하겠다고 결정한 일이라면 흔들리지 않고 꿋꿋히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 후로 목표한 것을 하나씩 깊게 파며 공부했고 점차 나만의 학습 방법을 찾게 됐다. 많은 시니어가 조언한다. 나도 아직 다 모른다고. 그러니 조급해 하지 말고, 긴 숨으로 오래 달려보자고. 에너지가 필요할 땐 음료를 마시며 쉬기도 하고, 에너지가 차면 또다시 달려보자고 말이다. #‘이것이 맞다’는 생각의 성벽을 무너트리다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무렵 제품은 불안정했다. 앱을 설치하면 로그인만 했을 뿐인데 핸드폰이 뜨거워졌고 상세페이지에 접속하면 한참을 스켈레톤(Skeleton)과 마주해야 했다. 그때는 어떻게 완전하지 않은 상태로 앱을 운영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쉽지 않았다. 그래서 동료들과 어떤 점이 문제인지 이야기 나누며 틈틈이 개선해 나가려 했다. 조금 시간이 더디더라도 안정적인 상태로 서비스가 유저에게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약속된 시간 내 새로운 기능을 완성해 유저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서비스 성장에 중요한 부분임을 알게 됐다. 그동안 내 생각이 서비스 성장을 더디게 만든 건 아닐까 반성하기도 했다. 지금은 빠른 개발도 중요하지만, 어느 정도의 기술적 부채를 정리해 나가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내가 맞다고 판단하는 기준은 경험과 상황에 따라 끊임없이 변한다. 그러므로 내 생각이 늘 정답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하며 동료들과 동일한 목표를 향해 최선의 답을 찾아야 한다. 나의 주관으로 단단한 성벽을 쌓는 일은 언제나 경계해야 한다. #내가 삶의 주인공이라면 조금 더 행복해지자 최근까지 나를 프론트엔드 개발자라고 소개하는 일이 쑥쓰러웠다. 대단한 사람들 속에서 내가 개발자라고 말해도 되는지 자기검열을 하곤 했다. 나는 반복되는 자기검열과 의심의 고리를 끊기 위해 월간 회고를 시작했다. 이번 달에 잘한 것, 잘 못한 것, 업무 외적으로 생긴 이벤트와 그 이벤트로 들었던 생각을 월말마다 회고하는 시간을 가졌다. 회고가 쌓이다 보니 점차 자신감이 회복됐다. 더불어 도대체 왜 나는 잘하고 있던 것에 지금껏 넉넉히 칭찬해주지 못했던 것인가 후회했다. 동료와의 미팅에서도 내가 행복에 인색했다는 점을 깨달았다. 나는 내게 주어진 상황을 묵묵히 받아들이는 데에만 익숙했고, 내가 행복해지거나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에는 관심이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행복을 위해 일과 삶을 분리하고자 했다. 근무 시간 외에는 강박을 갖지 않는 선에서 공부하거나 취미생활을 가졌다. 일과 삶에 여백(여유)를 두니 내가 하는 업무를 유연하게 돌아보며 개선점을 찾을 수 있었다. 회사 밖의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이 함께하는 팀 문화를 듣고 내가 궁극적으로 가고 싶은 조직을 그려보기도 했다. 그 결과 지금의 조직을 만나 높은 안정감 속에서 즐겁게 개발하고 있다. 좋은 팀원들을 만난 후, 혼자 오래도록 고민하던 지점이 해결되기도 했다. 하루 중 가장 긴 시간을 함께하는 팀원들이 내게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해주고 경험을 나눠준다니 역시 복은 열심히 찾아다녀야 한다. 글ㅣ이윤 프론트엔드 개발자 📒 원티드 블로그 구경하기 : https://zrr.kr/BBKE 🕶️ 콘텐츠팀 인스타그램 탐색하기 : https://buly.kr/GP0gAyx 📬 콘텐츠팀 뉴스레터 받아보기 : https://zrr.kr/20j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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