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만에 친구와 PC방에 갔습니다. 나름 최신 스펙이라 자랑하는 만큼, 저희가 좋아하는 게임을 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저희가 플레이하는 헬다이버즈2는 꽤 좋은 스펙의 PC로만 돌아갑니다.) 그런데, 옆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계속 렉걸린다는 손님의 불평에 사장님이 자리를 바꾸라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습니다. 그냥 투정일까? 싶었지만, 컴퓨터를 켜고 회원가입을 하는 동안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거 좀 불안한데?" 아니나 다를까, 최신 스펙의 게임은 다운로드를 받아야했습니다. 그래도, 그건 그럴 수 있으니 오랜만에 게임을 하자고 하며, 켠 스타크래프트. 오래된 게임이니만큼 가볍게 즐기고 다운로드된 최신 게임을 즐겨야지 하는 기대감에 차있었습니다. 그런데 왠걸? 스타크래프트는 뻗어버렸고, PC는 반응이 없었습니다. 결국 PC를 껐다 켰고, 우리는 다운로드 중인 게임이 이어받아지지 않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게임 설치마저 초기화되어버린 것입니다. PC방을 나오며 우린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 PC방 다시 못오겠다." 대부분 PC방은 배틀그라운드와 리그오브레전드가 점유하고 있습니다. 해당 게임만 잘 돌아가면 사람들은 충분히 돈을 냅니다. 그러니, 새로운 게임을 설치하는 것을 막거나 혹은 설치된 프로그램을 강제로 지울 수도 있다 생각합니다. 그런데, 오래된 게임조차 안돌아가는 PC에서 과연 높은 점유율의 게임이 돌아갈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앞 선 손님들의 불평과 불만이 오버랩되었습니다. 그 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PC방 사장님은 게임을 모르시는구나. 게임을 해보지 않은, 비 게이머구나. 게이머들이 왜 PC방에 오는지, 와서 무엇을 하고자 하는지 모르시는구나. 이 불평 불만이 하나하나 어떤 의미인지 모르시는구나. 단군 이래 역대로 창업이 많아진 시기입니다. 1인 대표님도, 창업자도 많아졌으며 다양한 방법으로 돈 벌 일들은 생겼습니다. 그렇게 많은 사업가 중 과연 본인이 해온 경험과 이어지는 사업이 얼마나 될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사업을 일구려면, 그만큼 그 분야에 깊이가 필요합니다. 본인이 이미 아는 영역이라면, 이를 잘할 인재를 모아 분명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그 분야를 모른다 해도, 충분히 배우고 따라갈 수 있습니다. 또는 꼭 대표가 할 것이 아니라 좋은 사람을 뽑아 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보통 사업을 시작하면 대표님들은 다른 방향을 바라봅니다. 자신이 뽑은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인지하지 못합니다. 자연히 내부의 목소리보다 외부의 목소리에 귀기울입니다. 돈을 줄 투자자들. 돈을 버는 다른 회사 대표님들. 그리고 거기에 귀기울여 사업을 이행합니다. 그런데, 그 모습이 마치 저희가 방문한 PC방 사장님과 같았습니다. PC방이 돈되니까, 다른 PC방 사장님들의 이야기만 듣고 열어놓은 채 방치해버린 것이죠. 손님들의 목소리, 게임을 잘 아는 알바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주변 대표님들의 이야기에 집중한 채 이미 많은 것을 놓쳐버린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저는 오늘. 이렇게 사업에 대해 생각해보고, 고민해보게 됩니다. 우리가 잘 아는 분야에서 시작한 사업이 아니라면, 분명 모르는 것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그랬을 때 우리가 의견을 구해야할 곳은 어디인가. 내가 뽑은 사람을 믿고 같은 그림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인가. 아니면, 이미 이 일을 성공시킨, 혹은 이 일에 돈을 넣어줄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것인가. PC방의 사례를 통해 배워갑니다. #사업 #PC방 #대표 #CEO #창업 #마인드셋 #방향 #솔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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