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딩과 프로덕트를 오가는 디자이너, 송호성 무신사 프로덕트 디자인 그룹 리더의 이야기 Q. 브랜드 디자이너로 들어간 네이버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의 역할까지 맡게 됐어요.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야 하는 일이 버거울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호성 님은 어떠셨나요? A. 그 당시 네이버는 BX와 UX 조직이 함께 일하고 있었기 때문에 브랜딩이 아닌 일을 맡는 게 특별한 건 아니었어요. 게다가 프로덕트 디자인 영역을 다루는 건 스트레스라기 보다 즐거움으로 다가왔고요. 제가 브랜드 디자이너로 일을 하며 느낀 건 브랜딩과 프로덕트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라는 거예요. 브랜드 디자이너가 오랜 시간 고민해 새로운 로고와 네이밍을 세상에 내놓는다고 해도, 프로덕트가 불편하면 멋진 디자인이 돋보일 수 없어요. 결국 본질인 프로덕트가 좋아야 소비자의 브랜드 경험도 좋아질 수 있는 거죠. 브랜딩을 하며 프로덕트 개선에 대한 욕심이 자연스럽게 생겼고, 반영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지금은 프로덕트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지만 여전히 브랜딩에도 관심이 높습니다. Q. 네이버에서 8년, 계열사인 네이버웹툰과 네이버랩스에서 3년간 근무하셨어요. IT 서비스부터 콘텐츠와 AI까지, 다양한 도메인을 아우를 수 있었던 호성 님의 비결이 궁금해요. A. 무엇이든 공부를 많이 해야만 해요(웃음). 네이버웹툰에 있을 땐 콘텐츠 산업이 가진 특징을 이해하는 게 중요했어요. 산업의 트렌드와 이슈를 파악하며 이해도를 높인 뒤, 모바일 환경에서 웹툰을 보는 유저가 조금이라도 더 편리하게 볼 수 있도록 최적화된 디자인을 고민했죠. 그런데 네이버랩스에서 인공지능 번역 서비스인 ‘파파고’를 담당하게 됐을 때는 개발 박사 분들과 협업해야 했고, 소통을 위해서는 제품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어요. 그분들은 기술 전문 용어를 사용하며 말씀하시기 때문에 처음 회의에 들어갔을 땐 회의 내용을 거의 알아듣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퇴근 후 기술 스터디도 하고, 논문도 읽으며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해 나갔어요. 이처럼 도메인 별로 서비스의 지향점도, 사용자의 행태도 달라져요. 해당 산업을 전혀 모르는 상태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그 시간을 보내고 나면 알게 되는 영역이 커지면서 확실히 성장한 걸 느끼게 돼요. Q. 다양한 도메인에서 여러 직무를 오가며 일한다는 건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일 것 같아요. 그런데 ‘나의 전문 영역이 흩어지는 건 아닐까’ 하는 고민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A. 경영학 구루로 불리는 피터 드러커의 저서 <프로페셔널의 조건>을 보면, “나는 60여 년 이상 3년 내지 4년마다 주제를 바꾸어 공부를 계속해 오고 있다.”라는 문장이 있어요. 인상 깊게 읽은 문장이라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저 역시 주니어 때는 한 우물을 깊게 파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러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런데 연차가 쌓인 지금은 여러 우물을 파기 위해 노력합니다. 여러 전문 영역을 가지는 건 충분히 무기가 될 수 있어요. Q. 여러 우물을 판 호성 님의 노력이 업무에 어떻게 도움이 되고 있나요? A. 확실히 업무를 보는 시야가 넓어졌어요. 어떤 직업을 갖고 있든지 간에 결국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일하기 때문에 상대를 이해하는 건 정말 중요한 부분이에요. 특히 의견이 뚜렷한 사람들끼리 모이면 이견이 생기면서 합의가 어려워지는데요. 여러 우물을 파본 사람이라면 다양한 영역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에 ‘저 사람은 이런 이유 때문에 저렇게 말하는구나.’라며 상대를 이해할 수 있게 돼요. 상대의 주장을 어디까지 수용하고, 나는 어디까지 요구할 수 있을지 판단이 쉬워지죠. 아티클 전체 보기 https://www.wanted.co.kr/events/article_240517?label=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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