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세는 문해력? '국어' 사교육비 껑충 올해 교육

이준건 ・ 2024.04.25

💡 대세는 문해력? '국어' 사교육비 껑충 올해 교육부에서 발표한 통계를 살펴보다 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한 가지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로 22년에 비해 23년 국어 사교육비가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죠. 저와 동갑내기(MZ) 세대라면 "사교육비를 가장 많이 지출한 과목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당연히 '수학, 영어'를 떠올렸을 텐데요. 잘파(ZA) 세대는 '국어'라고 답할지도 모르겠습니다. < 전년 대비 사교육비 증가율 > - 초등: 국어(13.9%), 예체능/취미교양(9.1%) - 중학교: 국어(7.3%), 수학(3.4%) - 고등학교: 사회/과학(13.8%), 국어(9.2%) 이러한 사실은 교육상품 기획자에게 여러 시사점을 주는 듯합니다. 슈카월드 유튜브에서도 나온 내용이지만, 한국의 시험은 '문해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수학, 영어를 제외한 대부분의 과목은) 사실상 국어 시험의 심화 버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빨리 읽고, 빨리 이해하고, 빨리 정답을 생각해 내는 능력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초등학교에서 국어 과목에 대한 사교육비 지출이 증가했다는 것은 그만큼 잘파 세대 문해력에 '비상'이 걸렸다는 뜻입니다. 무려 14%에 가까운 증가율을 보였는데, 두 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보인 수학(5.7%)와 비교했을 때도 약 2.5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그러므로 '문해력 비상 세대'는 앞으로 교육상품 기획에도 계속해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전에는 책(교재)을 기본으로 하되, 디지털(사진, 영상)을 보조 도구로 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실, 인쇄물이나 책으로만 교육하는 경우도 많았죠. 그러나 잘파 세대가 성인이 되는 시점(약 2030년대)에는 그렇게 교육하기란 불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디지털 기기를 주 교재로 쓰고, 책이나 인쇄물을 보조 교재로 쓰는 경우가 등장할 수 있다는 뜻이죠. 교육부에서 추진하는 AI 디지털 교과서도 이러한 맥락에서 설계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한 명의 교육 기획자로서 다소 우려스러운 지점은 있습니다.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란 책에 나오듯이, 활자 매체는 단순히 커뮤니케이션의 측면에서만 바라볼 수 없습니다. 활자는 뇌의 배선을 바꾸고, '멈추어 생각하게' 만듭니다. 즉, 문해력을 넘어 이해력이나 추론력, 창의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 그런데 활자 매체를 주된 매체로 쓰지 않는다면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인간과 동물을 구별하는 특징 중 하나는 고도화된 정신 능력인데, 이러한 부분에 혹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문해력 비상 세대'의 등장은, 어쩌면 인쇄 매체를 발명한 1,000여 년 동안의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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