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애는 안 갖니?
나이가 들면서도 저 말은 내게 해당하지 않는 말이라 믿었는데 말입니다. 짤로만 보던 어르신들의 저 질문을 이번 아버지 생신 때 결국 들어버렸습니다. 결혼 한지 4년이 넘어서 그런가 다들 무척 궁금해 하는 나의 2세... 그 때마다 자랑스럽게 제가 마음으로 낳은 우리 집 털복숭이 아들을 보여줍니다.
'그래도 애는 낳아야지', '아무리 요즘 애들 강아지 한 마리는 다 키운다지만...' 등 많이 들었지만 저는 아주 쿨하게 왼쪽 귀로 듣고 오른쪽 귀로 흘러 보냈습니다.
유학 4년, 현지 대기업에서 근무 5년, 이 후 돈 많이 준다는 회사들만 골라 다니다 현재 자영업자가 되기까지 뼈를 깎는 고통 만큼 고되었는데 아직 풋내기 조그마한 카페 사장 주제에 감히 2세를 꿈 꿀 수가 없었습니다.
그건 강아지도 마찬가지인데요. 예쁜 내 새끼를 집에 데려왔을 땐 남편과 둘이서 세후 800만원 정도 벌어왔기 때문에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다니던 회사가 망하고 남편이 외벌이가 되면서 현실은 녹록치 않더군요. 그걸 경험해 보았기 때문에 매사에 더 조심하게 되고 돌 다리를 망치로 쾅쾅 두들겨보아야만 안심하고 건널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 제가 2세라니요? 아직은 무리입니다.
어느 정도 제 욕심(사업 성공)을 채우고 나서야 도전해볼 수 있을만한 주제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