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만’ 잘해서는 인정받기 어려운 이유 ‘개발자가 개발만 잘하면 되죠’ ‘개발할 업무도 산더미인데 소통 방법까지 신경써야 하나요?’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개발을 잘한다 = 일을 잘한다’라는 공식은 성립되지 않습니다. 저는 일본어를 전공한 비전공 개발자로, 처음 개발을 시작할 당시 변수, 함수, 클래스를 만들어 보며 마치 프라모델(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는 부품들을 조립해 완성시키는 장난감)을 제작하는듯한 희열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밤낮없이 노트북만 있다면 장소불문 코딩에 빠졌고, ‘백문이 불여일타(백 번 듣는 것보다 코딩 한 번 작성해 보는 것이 낫다.)’라는 선배들의 말을 꼽씹으며 프로그래밍에만 몰두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개발자 1년 차가 된 시점에 만난 한 명의 사수를 통해 제 시야는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때 만난 사수는 누구나 인정하는 능력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대표는 물론 기획 팀, 디자인 팀 등 유관 부서와 클라이언트는 그가 일 잘하고, 능력 좋고, 다시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라고 칭찬했습니다. 저는 그런 칭찬이 의아했습니다. 실질적인 개발은 팀원들이 더 많이 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팀원들과 커피를 마시며 이런 고민을 터놓았습니다. 🙎‍♂️ 나 : 제 사수님은 어떻게 모든 곳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걸까요? 💁 디자인 팀 :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본 적은 없어서 그분이 개발을 얼마나 잘하시는지 모르지만, 업무 이야기를 할 때마다 잘 들어주시고 디자이너가 원하는 방향으로 최대한 맞춰주려고 노력해 주셔서 좋아요. 💁‍♂️ 디자인 팀 팀장 : 디자인적으로 필요한 부분이 있을 때 디자이너가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해 주세요. 👩‍💻 다른 개발 팀원 : 우리가 하는 일에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해 주십니다. 그들과 나눈 대화를 정리해 보니 1. 각 담당자들의 이야기에 잘 경청한다. 2. 개발 내용을 다른 팀이 이해할 수 있도록 부드러운 어투로 설명한다. 3. 개발 공수와 역할에 대해 각 담당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사수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에는 언제나 ‘경청, 배려, 공감’이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때 깨달았습니다. 개발만 잘한다고 해서 일을 잘한다고 인정받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요. 🔔 이제는 나의 팬을 만들 때! 우리가 연예인도 아니고 팬을 만든다니 머리 위에 물음표가 한가득 생길 것입니다. 연예인과 팬의 관계를 보면 팬은 연예인을 위해 격려와 응원을 아끼지 않고 그가 실수를 하더라도 너그럽게 이해해 줍니다. 이처럼 회사에서 나를 응원하고 지지하고 실수를 하더라도 비난하지 않고 격려해주는 동료를 만들어야 합니다. 자, 아래 두 명의 팀장이 있습니다. 그들 중 여러분은 어떤 팀장의 팬이 되고 싶나요? A 팀장은 팀원마다 해야 할 일을 정해서 알려줍니다. 물론 개발자의 성향에 따라 이런 업무 전달 방식을 선호하기도 합니다. 오랫동안 같이 손발을 맞춰온 팀이라면 각자의 업무 성격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방식이 유효할 수도 있고요. 반면 이와 다른 상황의 팀이라면 어떨까요? 이제 막 팀 빌딩을 해서 서로 맞춰가고 있는 팀이라고 한다면요? 아마도 ‘야근을 해서라도 결과물을 가져오라는 건가?’ ’지금 하는 프로젝트가 있는데 우선순위를 정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와 같은 부정적인 반응이 먼저 나오게 될 것입니다. 나아가 반말과 존댓말을 섞어 말하는 A 팀장의 화법은 상대방이 나를 존중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을 줍니다. 또 다양한 이해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본인의 상황에서 필요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화법은 팀원을 설득하지 못합니다. A 팀장과 반대로, B 팀장은 팀원들의 노고에 대한 공감을 시작으로 업무를 전달합니다. 업무와 관련해 팀원들과의 논의를 통해 더 좋은 운영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며, 팀 내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묻습니다. 이는 상대방을 존중하고 있음을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소통 방법입니다. 상대방의 입장을 듣는 데 열려있으며 ‘함께' 고민하고 결정하고자 하는 의사를 전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금 더 자세하게 좋은 리더의 모습을 보여주는 소통 방법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지난 프로젝트로 고생 많이 하셨어요. 벌써 다음 프로젝트 릴리즈 일정이 잡혔네요. 👉 상대방의 상황을 공감하는 표현 사용 우선 제가 업무를 나눠봤는데요. A 님은 로그인과 홈, B 님은 ‘내 정보’ 영역과 공지사항으로 분배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업무에서 추가로 진행해도 괜찮을까요? 👉 상대방의 의사를 확인하는 표현 사용 두 분이서 한번 논의해 보시고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재분장해도 괜찮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스프린트 단위를 일주일로 잡고 다른 팀에서 같이 작업한 내용을 리뷰하고 싶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여러분께 시연 준비를 부탁드려도 될까요? 👉 지시가 아닌 권유, 부탁하는 표현 사용 다른 좋은 진행 방향이 있다면 편하게 말씀주세요. 👉 상대방의 의견을 묻는 표현 사용 저 또한 소통 방법을 고민하고, 노력한 결과 감사하게도 함께 일하는 많은 팀원이 제 팬이 되었습니다. 말을 통해 상대방을 대하고 생각하는 나의 마음이 전달되는 것이기 때문에 항상 신경써야 합니다. 내가 어떤 소통 방법으로 상대방과 이야기를 하느냐에 따라 관계 형성은 달라집니다. 올바르고 건강한 소통법은 단기간에 생기는 것이 아닌, 꾸준한 연습과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글 | 임동주 iOS 애플리케이션 개발자 더 자세히 읽기 https://www.wanted.co.kr/events/article_24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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