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단상 - 자기 안의 스승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안의 스승을 찾는 거지요." 자신을 찾아온 후배 시인 이우성에게 이성복은 이렇게 말한다. "어떤 작가를 스승으로 택한다는 건 배우자를 택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해요. 스승이 없으면 헤매게 돼요." (<극자의 시>) 글을 웬만큼 써서 나름의 요령이 생기면 스승의 자리가 슬그머니 없어진다. '스승께서 이 글을 보면 뭐라 하실까?' 이렇게 자문하게 만드는 '글쓰기의 초자아'가 잊힌다는 것이다. 어디 글쓰는 사람만의 일일까. 자신감이 좀 붙으면, 예쩐에 두려워하던 이가 귀찮아지는 때가 오는 것이다. 그 무렵이 가장 바쁜 때다. 그러나 그것은 잘되고 있는 게 아니라 헤매고 있는 것이다. 당사자만 그것을 모른다. - <인생의 역사> 중에서 종이책을 오랜만에 읽었다. 태블릿으로 전자책, 논문, 아티클 등 여러 글을 읽었다. 머릿속이 지식으로 채워지는 느낌은 들지만, 지적으로 충만해지는 느낌은 없었다. 아무리 읽어도 공허한 느낌. 작년에 사놓고 이 책을 읽고 싶을 때까지 묵혀두었다. 그때가 왔음을 알았고 망설임 없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비교문학 전공자의 책을 읽으니 내가 읽은 것들이 얼마나 문학과 멀어졌는지 느껴진다. 감정을 읽어내는 세심함과 글 이면의 작가(사람)를 보는 통찰력이 점점 내 안에서 고갈되고 있지 않았던가. 의도적으로 문학 서적을 한 달에 한 권이라도 꼭 읽어야겠다. 내 안의 인간다움을 지키고 나와 다른 사람들을 사람으로 보기 위해서.

콘텐츠를 더 읽고 싶다면?

원티드에 가입해 주세요.
로그인 후 모든 글을 볼 수 있습니다.

원티드 시작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