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ass Ceiling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 ]
Glass Ceiling, 유리 천장이라는 뜻이다. 안에서 밖은 보이는데 더 앞으로 나갈 수는 없는 유리 천장. 우리는 일을 하면서 자신이 Glass Ceiling 안에 갇혀 있는 듯한 경험을 한다. Glass Ceiling의 원뜻은 충분한 능력을 갖춘 구성원, 특히 여성이 조직 내의 일정 서열 이상으로 오르지 못하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그러나 내가 말하고 싶은 Glass Ceiling은 상급자, 직책자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답답함을 이야기하고 싶다.
직장인의 모든 업무는 나의 논리를 가지고 상대방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수다. 설득은 말과 보고서를 통해 진행이 되는데 상급자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항상 ‘탁’하고 막히는 상황을 가끔씩 마주하게 된다.
최근 들어 나는 이런 상황을 여러 번 겪었다. 직무명을 지원자의 입장에서도 이해하기 쉽고 타기업에서도 많이 쓰는 것으로 바꾸는 것과 변화관리가 필요한 시점에서 직원들에게 짥게나마 변화관리의 필요성, 변화를 마주하는 자세에 대한 외부 교육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나만의 논리를 가지고 2 ~ 3장 정도의 보고서를 가지고 보고를 했다. 결과는 예상했던 답변이었다. “우리 회사와는 안 맞아”, “기존에 해오던 것이 있는데 바꾸려면 너무 번거로워서 안 돼”, “대표님이 좋아하시지 않을 것 같아” 등.
보고를 드린 후 내가 말했던 논리와 나의 보고서를 한번 더 꼼꼼하게 훑어봤다. 왜 설득이 안 됐을까? 뭐가 문제였지? 이유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나의 보고서 수준이 낮거나 보고하는 과정에서 나의 논리가 적절하지 않았거나 아니면 보고하는 타이밍이 좋지 않았거나 그것도 아니면 나의 보고를 받은 직책자가 오픈 마인드가 아니었거나.
오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첫 이직을 했을 때 몇 주 만에 느꼈던 한 가지가 있다. ‘여기서는 시키는 것만 해야겠다.’ 면접 당시에는 면접관도 그 당시 나의 팀장도 나에게 장밋빛 기대를 심어줬다. 내가 HR에서 당연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여러 가지 제도들을 함께 만들어 볼 수 있는 사람에 가장 적합한 것 같다고 했지만 현실은 전혀 반대였다.
기존에 하던 틀 안에서 움직이길 바랐고 새로운 것에 대해 받아들이려는 노력보다는 현실에 놓여 있는 현황을 해결하는 것에 급급했다. 최근 HR이슈나 트렌드를 이야기해도 ‘나도 들어봤고 고민해 봤는데 여기랑은 안 맞아’와 같은 피드백이 항상 돌아왔다. 그렇게 나는 Glass Ceiling 안에 갇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당신이라면 이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사실 나는 그 회사를 1년도 다니지 않고 그만뒀다. 나의 경력 상에 마이너스(-)가 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답답함을 이겨낼 자신이 없었다. 그런데 지금도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전처럼 도망가지는 않을 계획이다. 왜냐하면 한 번은 졌지만 두 번은 지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직책자를 이겨 버리겠다는 의미보다는 설득의 과정을 2번, 3번, 4번 더 해보려고 한다.
회사마다 다양한 문화가 존재한다. 요즘에는 대기업도 의사소통 체계를 간소화하고 Open Mind로 새로운 것들을 도입하고 시도해 보려는 많은 노력들을 하고 있다. 물론 스타트업은 말할 것도 없이 이미 빠른 의사결정 구조를 갖고 있고 더 혁신적인 변화들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 과정에는 분명 설득의 과정이 있었을 것이고 누군가는 조직 내 Glass Ceiling을 깨기 위한 노력을 했고 그 결과 끊임없는 변화의 과정을 겪고 있는 것이다.
조직은 유기체와 같다. 변화하지 않고 고여 있으면 염증이 생기고 염증이 심해지면 결국에는 죽을 수 있다. 우리는 원초적으로 변화를 두려워하는 인간이지만 변하지 않으면 나도 그 당시 나의 팀장처럼 새로운 것에 대한 거부감이 많은 사람이 될 수 있다.
나는 변화에 도전하기 위한 첨병(尖兵)과 같은 존재. 변화의 서두에 서있기 위해 새로운 것을 자주 접하고 보고 느끼고 배우는 존재가 되려고 한다. 나와 같은 직원 한 명이 골리앗을 상대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결국 유리는 깨지기 마련이니 깨기 위한 방법을 습득하고 두드리고 또 두드리다 보면 나를 감싸고 있는 Glass Ceiling도 분명 깨질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