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단상 - 공원의 힘, 위로 “한번은 아주 젊은 여자가 선유도공원에 와서 한참을 울고 있대. 내가 왜 우냐고 물으니 ‘죽으려고 왔는데 공원이 나를 위로해 줬다.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거야. 내가 ‘너무 고맙다’고 같이 울었어. 공원이라는 게, 행복한 사람이 와서 행복하게 노는 장소이기도 해. 하지만 정말 외롭고 고통스러운 사람이 어디 하소연도 못 할 때도 찾지. 살다 보면 울고 싶은 순간이 너무나 많잖아요. 공원이 그 슬픔을 잘 새겨줄 수 있어야 해요.” (롱블랙 <조경가 정영선 : 들풀은 화들짝 피지 않아 아름답다> 중에서) 벚꽃이 만개한 주예요. 점심시간에 석촌호수로 나갔어요. 평소보다 유난히 사람이 많았죠. 자연이 주는 행복은 유한하죠. 한 철 있다가 금세 사라져요. 사람들은 벚꽃에게서 그 유한한 행복을 느끼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사라지기 때문에, 지금 아니면 이 아름다움은 또 1년을 기다려야 해요. 어쩌면 내년에, 10년 뒤에 벚꽃은 더 빨리 사라질지도 몰라요. 한편, 이번 롱블랙에서 말하는 슬픔을 위로하는 힘도 생각해봅니다. 벚꽃은 성큼 다가온 봄을 느끼게 해요. 시린 겨울을 이겨낸 결과죠. 약 1-2년 전에, 코로나 때 벚꽃을 보며 생각했어요. 내년에는 밖에서만이 아니라 다시 마스크 없이 사는 삶이 오겠지? 내년에는 조금 더 단단한 사람이 되겠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벚꽃길을 걸었어요. 어느새 겨울도, 코로나도 지나갔어요. 조금은 위로가 필요했던 시기도 지나갔죠. 커리어의 새로운 국면, 그리고 마스크 없는 생활이 펼쳐지고 있어요. 올해는 매달 캠핑을 가요. 이번 주에는 서울숲을 가요. 가만히 식물과 하늘을 보는 시간을 누려요. 그 시간에서 시간의 유한성, 다음에 대한 기대, 다시 도전해보는 용기를 생각해요. 이번 주말, 자연 속에서 그 생각을 따라 가보시는 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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