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타트업 살아남기 불안과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 대학원에 다닐 때 랩미팅 날이 다가오면, 나는 그야말로 복통에 신경성 두통에, 불면증 등등 신체화 증상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었다. 부들부들 떨면서 랩미팅을 준비하다가 어느 날 극복하는 방법을 찾았는데, 우황청심환도 아니고 신경안정제도 아니었다. 수능 1등이 국영수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어요 라고 말하는 것 같기는 한데, 그 방법은 그냥 열심히 미리 내 할 일 하는 거다. 나는 소위 말하는 게으른 완벽주의자라서, 내가 잘 할 수 없는 것 같으면 시작조차 잘 안하고 준비하지 않으며 그것을 외부귀인으로 삼는다. 절대로 내가 못하는 것은 아니고 외부의 피치 못 할 요인 때문에 실패한 결과가 나왔다고 자기 위로를 해야하니까. 하지만 막상 스스로에게 하는 거짓말은 누구보다도 나 자신이 제일 잘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 불안과 고통, 괴리감과 자기 자신에 대한 실망도 오롯이 내가 책임져야 한다. 랩미팅을 앞두고 불안과 복통에 시달리던 건 다른 이유가 아니라 충분히 준비하지 못한 나 자신에 대한 실망이었고, 미리 충분히 스스로가 만족할 만큼 공부하면서 불안과 복통은 저 멀리로 사라졌다. 지금 내가 스타트업에 와서 채용, 조직문화, 인사평가, 보상, 교육까지 다양한 업무를 홀로 진행해야 하는데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엄청난 불안과 부담이 첫 학기 랩미팅을 준비하던 때와 비슷하다. 해야 할 일이 산더미 같이 있고, 무엇부터 해야 할 지 전혀 모르겠고, 그래서 시작조차 못하고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시간. 뭐가 되었건 힘내서 눈앞의 해결할 수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오늘도 스타트업에서 살아남아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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