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차 직장인의 회고 #24.]
회사, 오래 다니는 비법이 있나요?
같은 마케팅 직무로 일하고 있는 절친한 후배와
이 주제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다른 직무도 비슷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마케팅이라는 일이 회사가 잘 될때면, 영혼을 갈아야하고
잘 안될때는 제일 먼저 축소되는 부서에다가
연봉인상률은 (체감상) 제일 꼴등 축에 속한다.
(원티드 같은 플랫폼이 잘되어 있어서인지 비슷한 연차의 비슷한 직무의 분들이 평균적으로 얼마나 연봉을 받는지 확인가능하니 더 속이 뒤집어지는 것 같다...).
여하튼 연봉이든, 회사의 BM 변화든, 사수의 부재든,
여러 이유로 하나의 회사를 오래 다닐 수 없어
후배와 나는 짧은 연차 동안 꽤 이직을 많이 한 편에 속했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해도 우리는
'이직이 능력의 척도'라며 찬양했었는데,
이제는 제발 한 회사에서 오래오래 다니는 것이 목표가 되었다.
당연히 우리의 이직은 대부분 '자의'에 의해서였다.
그런데 후배와 대화를 마친 후, 돌아가는 길에
사실 이직을 결심하게 되기까지, 또 행동으로 옮기기 전 까지
여러 환경 변화에 놓이게 되었단 걸 깨달았다.
즉, 타의가 매우 큰 몫을 차지했고
그 타의가 자의로 변하는 순간에 결국 우리는 상처 받은게 아닐까- 싶었다.
그게 일이든, 회사든, 동료든 간에.
누군가를 탓하는게 아니다.
어떤 순간에, 어떤 계기로 이직 결심을 하게될 때까지,
지나간 과정들을 돌이켜 봤을 때 항상 생각한 문장이 있었다.
'아, 그냥 여기서 그만두자' 라고.
조금씩 외면하던 것들이 쌓이고 쌓이다가
임계치에 도달했을 때는 그냥 '그만두자' 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그 때까지 일에 매몰되고
스스로를 돌보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내 탓인 것이다.
그러니 이번엔 다른건 모르겠고,
스스로를 잘 다독이면서 오래오래 다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