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챌린지 스물 일곱]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줄곧 야구를 좋아해왔다. 매일 꾸준히 야구 경기를 시청하는 것은 물론 성인이 된 이후로는 직관도 자주 다니며 야구 시즌을 즐겼다. 지난 주말을 시작으로 올해도 야구 시즌이 시작되며 문득 세월이 흐름에 따라 야구를 즐기는 청춘들의 모습이 변해간다는 것을 느꼈다. 야구를 대하는 팬들의 모습에서 시대의 변화를 느낀다는 것이 다소 흥미로워 이 곳에 남겨보고자 한다. (물론 어디까지 개인적으로 느낀 부분일 뿐, 일반화 하거나 세대별 차이로 가르는 것이 아님을 밝혀둔다) 90년대에서 00년대까지는 야구라는 컨텐츠 그 자체를 즐겼다. 특히 즐길거리가 많지 않던 시절 연인이나 가족들이 휴일을 즐기는 수단으로 야구를 즐겼던 것 같다. 야구장을 방문해 맛있는 것도 먹고 경기도 보며 그 분위기를 즐겼던 것이 많이 기억에 남는다. 당시에는 먹을 것을 도시락에 싸다 경기장 가장 꼭대기 평평한 곳에 돗자리를 깔고 먹는 것이 그야말로 소풍을 가는 분위기 그 자체였다. 10년대에는 자신이 응원하는 구단에 대한 연대감이 매우 중요했다. 나와 같은 팀을 응원하는 또래 팬들과 어울리고, 그들과 함께 야구장에서 목이 터져라 응원가를 부르며 팀이 이기면 기뻐하고 지면 슬퍼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나 또한 가장 야구라는 스포츠에, 그리고 내가 응원하는 구단에 열정을 쏟아부은 시기였다. 최근에는 물론 야구나 팀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선수 개개인에 집중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선수들의 모습을 촬영하는 대포카메라를 야구장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여느 아이돌처럼 홈마라 불리는 고퀄리티의 사진을 공유하는 팬들도 많아졌다. 구단 SNS 에 올라온 선수들의 모습 하나하나를 유심히 보고 느낀점을 감상하는 팬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누군가는 최근의 이런 팬들의 모습을 보며 '야구 선수를 아이돌 소비하듯이 소비한다'라며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처럼 나는 그저 이러한 모습이 시대의 흐름이라고 여긴다. 응원하는 구단을 나와 동일시 했던 20대의 나의 모습을 당시 어른들이 보았을 때는 '뭐하러 야구라는 것에 저렇게 목숨을 걸까'라며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다음에는 또 어떠한 형태로 야구를 소비하게 될지 궁금하다. 물론 갈수록 야구를 즐기는 연령대가 높아진다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야구를 즐기는 방식은 또 달라질 것이라 생각한다. 나도 이제는 경기 뿐만 아니라 이를 즐기는 팬들의 모습을 보는 재미로 야구를 소비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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