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이기적인 할머니와, 헌신적인 외할머니가 계신다.
이기적인 할머니는 본인이 우선이다.
자식들이 힘들건 말건 본인이 원하는 것은 당장 밝히고 자식들에게 해내라고 하셨다.
헌신적인 외할머니는 본인은 뒷전이다.
자식들 걱정만 한가득 본인은 언제나 다 괜찮다 필요 없다 하셨다.
30여 년 전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현재 90세가 넘은 할머니는 아직도 하고 싶고 보고 싶고 먹고 싶은 게 많으시다.
매일 같은 아파트 친구들과 어울려 화투도 치고 노래도 부르러 다니신다.
5년 전에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80세가 넘은 외할머니는 매일 나도 외할아버지 따라가고 싶다고 하신다.
자식도 다 필요 없고 그냥 하루빨리 죽고 싶다고 하신다.
먹고 싶은 게 없어 음식을 삼키지 않아 여섯 자식들 속이 타들어간다.
어릴 때 내 눈에 할머니는 못된 사람, 외할머니는 천사로 보였다.
그런데 이제 와 보니 우리 엄마도 우리 할머니 같았으면 좋겠다.
남편과 자식만 바라보고 희생하지 말고 본인의 삶을 사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엄마가 내 눈치 보지 않고 나를 막 부려먹고, 먹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 곳도 많았으면 좋겠다.
우리 외할머니 닮지 말고 할머니 닮았으면 좋겠다.
#두할머니
#글쓰기챌린지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