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9 이어서 융은 집단 무의식에서 발현되는 원형을 '상징'으로 달리 표현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페르소나와 그림자 같은. 페르소나는 타인에게 비치는 외적 성격을 나타내는 심리학 용어로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배우들이 쓰던 가면에서 비롯되었다. 보통 '페르소나를 썼다'하면 가식적인 모습을 두고 하는 말 즈음으로 생각하는데, 실은 이 가면은 개인이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쓰는 원형일 뿐이다. 삶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이 페르소나 덕에 해낼 수 있고, 주위 사람과 상호작용도 유연하게 할 수 있으며 사회적 요구에 대해 응하고 빠지며 적절한 합의지점을 찾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페르소나의 깊숙한 내부에는 그림자라는 것이 자리 잡고 있는데 그림자는 억눌린 단점, 감정, 본능 등으로 구성된다. 한 개인이 사회 활동을 하는데 페르소나는 유용한 마스크일 수 있으나 이 마스크 내부에 꽁꽁 숨겨진 나의 어두운 면모 혹은 열등감 등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타인과의 관계에서 튀어나오거나 투영될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칼 구스타프 융은 인간을 정신적 인격체로 보았다. 이는 개인이 지닌 무의식을 자기화하는 과정에서 개성이라는 것이 형성되지만, 그 과정에서 조화되지 않는 것들이 생길 수 있는데 이를 콤플렉스라 하였다. 일반적으로 콤플렉스를 떠올리면 '열등감', '숨기고 싶은 치명적인 단점' 등과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연상하곤 한다. 하지만 콤플렉스는 실질적 행동이나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무의식의 감정적 관념을 의미할 뿐이다. 마냥 부정적인 관념이 아닌 것이다. 하나의 예로 자존감이 극도로 낮아 자기혐오와 같은 감정을 지닌 사람은 나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할 줄 모르기 때문에 거식증 혹은 고도비만 등의 극단적 모습으로 변해 외모 콤플렉스로 이어진다. 즉, 나의 무의식을 지배하고 있는 '외모'라는 것에 대한 관념을 이해하고 나의 것으로 재작업 해가는 과정에서 상호 유기적인 관계를 맺지 못하고 불협화음을 내는 것들을 콤플렉스라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융은 보편적 인류의 특성인 상징과 원형의 질서 내에서 적절한 통일성은 갖되, 그 원형성을 각자의 개성으로 만들어내 능동적 주체로 바로서는 것에 의의를 두었다. 쉽게 말해 페르소나와 그림자 같은 인간의 보편적 원형성은 인간에게서 당연히 발현되는 상징 중의 하나이다. 그런데 이러한 보편적 상징을 개별화하는 과정에서 각 개인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콤플렉스와 심리적 기제가 드러날 수 있는데, 이 역시 개인이 주체적으로 이를 개별화하는 과정에서 개인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주관적 콤플렉스가 있을 수 있어 개인이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행동해 밸런스를 맞춰가며 자신의 영역을 확립해갈 수 있도록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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