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8
프로이트와 융, 이들은 의식과 무의식의 영역을 인정하긴 했다만 꿈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프로이트는 의식과 무의식의 상호작용을 개인적 차원으로 한정시켰지만, 융은 이들의 상호작용은 궁극적으로 자기실현의 과정으로 삼아야 하며 집단적 차원으로 확대하고자 했다.
여기서 집단적 무의식이란 인류가 공통적으로 지닌 의식이 유전되어 하나의 보편적인 무의식으로 작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집단적 무의식을 말할 때는 빠질 수 없는 것이 '원형'이라는 개념이다. 둘은 상호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집단적 무의식을 거쳐 상징을 지닐만한 구체적인 개념으로 발현된 상태를 말한다.
예를 들어 그리스로마 신화의 이야기로 이해해 볼 수 있다. 가이아와 우라노스 사이에서 태어난 크로노스는 아내 레아와 낳은 자식들로부터 자신이 내쫓길 운명이라는 예언을 듣게 되고, 자식들을 통째로 삼켜버린다. 레아는 크로노스 몰래 아이 중 여섯째였던 제우스를 산기슭에 숨겼고 제우스는 자라 지혜의 여신 메티스가 준 염소의 젖을 아버지에게 먹여 형과 누이들을 토해내게 한다. 형과 누이들은 아버지를 끝내 폐위시키고 유폐시켜 버린다.
어머니 레아는 크로노스가 자신의 남편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생명보다 자식들을 지켜내기 위해 제우스를 필사적으로 숨겼다. 그리고 아들 덕에 다른 형과 누이들 역시 살릴 수 있었다. 남편이 목숨을 잃는 것은 존재의 상실을 의미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식을 지켜내고 살리고자 하는 '모성애'라는 원형이 발현된 것을 알 수 있다. 즉, 이 모성애라는 것은 출산과 동시에 나의 핏줄을 그 무엇보다 아끼고 지키고자 하는 마음인 인류의 보편적 속성에 해당되며 이를 모성성이라 상징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