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1 - 게을러져라. 게으름에서 벗어나기 위해 게을러져라. 응? 게을러지는 일 제일 자신 있는데요, 지금부터 하면 될까요? 땡입니다. 나는 게으른 사람이었지만 아니 혹 지금도 게으른 사람일지 모르지만 언젠가부터 그런 사람으로 비치고 싶지 않아 아등바등 살아왔었다. 뭐 잘하고 있는지 못 하고 있는지 아무것도 모르는데도 그냥 무턱대고 열심히 살아버렸다. 조금 더 일찍 일어나 아침을 빠르게 시작했고, 조금 더 늦게 잠들어 밤을 느지막이 마무리했다. 게으르면 왠지 낙오자가 될 것만 같아서였다. 그렇게 성취감과 만족감을 채우기에 열을 올렸고 높은 곳에 깃발 하나를 걸겠다고 애써왔었다. 하지만 단기간에 결과를 내려는 욕심은 나를 번아웃으로 밀어 넣었다. 그렇게 줄 하나 잡아보지도 못한 채 그대로 곤두박질쳤다. 빠른 시간 내에 최대 출력을 내는 단거리 선수이고 싶었으나, 오랜 시간 동안 갈고닦아오며 만들어낸 지구력이 아니었기에 골병이 들고 말았던 것이다. 그렇게 뼈저린 후회와 경험을 하고서는 장거리를 일정한 페이스로 달리려면 충분한 휴식과 꾸준함이 있어야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으름은 그다지 좋지 못하다. 나를 더 늘어지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말하는 게으름은 꽤 필요하다. 조금 더 나은 미래를 꾸리기 위해 잠시 동안은 부려도 되는 충분한 게으름이랄까. '잠깐의 멈춤'이라 표현할 수 있겠다. 쌩쌩 달리다 빨간 불이 반짝이면 그 때 잠시 멈추지 말고, 여유로이 쉬다가 빨간 불이 들어올 때 최고의 몰입력으로 최대 출력을 내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인생의 목표는 시간을 오랫동안 푹 고아 달여내는 일이기에 꾸준함과 그 방향성이 중요하다. 눈앞에 보이지 않는 것은 답답하고 알 수 없기 마련이지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들을 제대로 이어나가며 그 위에 하나둘씩 살을 얹어 두껍게 만들어가는 작업이다. 그러니 조급해하지 않는 여유로움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충분히 브레이크를 걸어줄 수 있는 적절한 게으름이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