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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2 - 파동, 그리고 파장 나는 반짝이는 물을 사랑한다. 여리고 연약해 보이지만 실은 그 어떠한 것보다 큰 힘을 가지고 있다. 빗방울 하나가 똑하고 떨어지는 그런 날, 축축함 머금은 고요한 벤치에 앉았다. 그렇게 멍하니 앉아 흘러가는 물을 바라보았다. 작고 투명한 물방울이 물 위에 살며시 내려앉았고, 이쪽저쪽 원을 그리며 저 멀리 걸어가고 있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물 위에서 보일 듯 말듯한 작은 점을 찍어, 그 시작점에서 널리 퍼져가고 있었다. 하나의 파동이 파장을 그리고, 여러 개의 파장이 서로 손을 잡아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 작고도 가벼워 보이는 잔잔한 울림이 어느새 큰 울림의 장을 형성하고 있었다. 삶이란,나의 작은 시작에서 출발해 그 바운더리를 넓혀가는 것. 그렇게 나를 울리면 그 메아리와 뒤따르는 그림자가 함께 새로운 울림을 만든다. 나에서 비롯되어 내가 중심이 되는 관계를 형성하고, 그 관계들과 손잡아 하나의 사회를 만들어가는 그것이 바로 인생의 파동과 파장인 것을. 조그마한 파동은, 그 자체로 가치와 실재성을 띄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내 고유의 파동이 아닌 알 수 없는 누군가의 파동에 시선을 빼앗긴 채로 본연의 움직임을 잃어가고 있다. 나의 것은 나약함에 익숙하고, 넓은 세상 속에서 타격감 없는 존재에 불과할 거라 단정지은 채로 유일무이한 소리를 내기를 두려워한다. 보이지 않을 수 있고, 그 영향이 너무나도 사소해 무의미하다 생각할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나만의 물결을 가지고 있고, 그 소리에 힘을 실어야 한다. 잔잔하면서도 천천히, 맑고 깨끗한 울림이 되어 일렁이다 보면 생각지 못한 지점에서 낯선 파장과 마주해, 또 다른 흐름을 만들어가는 삶을 살아가고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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