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차 직장인의 회고 #16.]
팀원과 원온원을 하다가 의외의 질문을 받았다.
'꼭 개인적으로 회사 내 다른 분들과 친하게 지내야 하나요?'
팀원은 소위 사교성이 좋고, 분위기 메이커라 굉장히 의외의 질문이었다.
왜 이런 질문을 하는건지 연유를 물어봤고,
자신의 개인적인 고민이라고만 답한 팀원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평소 나의 생각을 이야기했다.
(더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아 깊이 물어보진 않았다.)
그럴 필요는 없지만, 안 그렇게 해야할 이유도 없다고.
우리는 결국 어떤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모인 사람이 아니라
일을 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라 일이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하지만 코드가 맞는 사람을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니,
친하게 지낼 수 있다면, 그것도 행운이면 행운이라고 답변했다.
팀원은 모호한 표정을 지었는데,
사실 나도 선을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내게도 어려운 일이라 늘 고민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 날의 원온원은 그렇게 끝났지만
숙제는 내가 가진 느낌이었다.
직장 내 인간관계는 주니어도 어렵고, 중간관리자도 어렵고,
저 위에 계신 분도 어려우실 거다.
언제나 선의로 대한다 하더라도
악의로 받아들이는 분도 계시고,
별로 호의적이지 않았던 분도 일을 통해 친해지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모호할 수 밖에.
어쩌면 직장인으로 사는 동안 내내 풀지 못할 숙제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