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안경] 오늘따라 감도는 누런 빛 혹은 회색 빛이 어느 덧 눈에 가득 담기었다. 알 수 없는 연유로 안압이 올라왔다. 재미없다. 인생이 재미없다고 생각했다. 그 때 지나가는 고양이를 발견했다. 잠깐 스쳐가기를 세상이 무지개빛이었다. 눈을 씻어 다시 보니, 여전히 잿빛일 뿐이었다. 뭐가 잘못된 걸까 한참을 생각했다. 누구나가 각자가 보는 세상을 말했다. 저마다 다양한 색이었다. 아 그렇구나, 문득 내 콧잔등 위에 있는 안경을 보게 되었다 그 안경 알의 색이 계속 바뀌는거였다. 어느 날은 있는 그대로 보이기도 했고, 어느 날은 온통 푸르거나 붉기도 했다. 그때마다 내가 하늘 저 끝에서 땅의 저 끝까지 오르락 내리락 한다는 걸 느끼게 되었다. 그렇다면 벗어버리자 생각했다. 내가 밟고 선 이 세상을 온전히 보리라 생각했다. 어떤 때에는 의지와 상관없이 다시 쓰게 되더라도 내가 안경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았던 그 사실 하나는 잊지 말자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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