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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에서만난사람들1 #매일7시에수영하는할머니 내가 방콕 한 달 살이를 준비하며 캐리어에 담은 물건 중에 가장 잘 가져간 물건 중 하나를 꼽자면 '러닝화'이다. 수영을 배우고 있던 터라 방콕에 가서도 매일 아침 수영을 해야지 마음먹긴 했으나 숙소에 실내수영장은 없고 실외 수영장 한곳만 있어서 상태에 따라 수영을 매일 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나름의 계산 후에, 숙소 피트니스센터는 있을 테니 차선책으로 그럼 매일 아침 러닝머신 위에 30분이라도 있어보자는 마음이 생겼고 신발장에 고이 방치되어 있던 러닝화 한 짝을 챙겨들었다. 내 예상대로 실외 수영장에서 수영 강습 때처럼 수영을 하려고 보니 왜인지 맘처럼 되지가 않았다. 자유수영할 때 물도 많이 먹는데,, 그곳 수영장 물맛이... 이런저런 이유로 아침 수영하기는 포기하고 챙겨온 러닝화를 신고 매일 아침 6시에 나는 피트니스센터로 갔다. 예전에 살던 아파트 지하에도 바로 피트니스센터가 있어서 등록하고 매일 가고자 했지만 매번 월초 두세 번 가고 외면했던 그 피트니스센터, 여행의 힘인지 이곳에서는 한 달 내내, 여행 일정으로 며칠 빠진 것을 제하고는 매일 출근도장을 찍었다. 매일 같은 시간에 기분 좋은 땀을 내고 나니 하루가 상쾌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내 로망을 실제로 보았다. 나의 운동이 끝나갈 즘인 오전 7시 어딘가에서 갑자기 한 할머니가 나타났다. 수영복에 수영모까지 챙겨 쓰신 80세는 되어 보이는 할머니였다. 그녀는 수영장 한쪽에 있는 야외 샤워부스 쪽으로 먼저 다가가 간단히 몸에 물을 전체적으로 적시고는 두 손을 모아 기도를 하셨다 헉!! 너무 섹시해!!! 그녀는 매일 무슨 기도를 하는 걸까? 오늘 하루도 감사하다고 기도하셨을까?? 그러고는 바로 수영장에 풍덩 입수~~ 큰 동작 없이도 수영장 끝과 끝을 오가며 인어처럼 자유형을 하는데 너무 멋지신 거다!! 바로 내가 바라는 80세 실버 헤어에 핫핑크 원피스 수영복을 입고 수영하는 부자 할머니 그 자체였다!! 피트니스 유리창 너머로 매일 할머니를 훔쳐보며 얼마나 설렜나 모르겠다. 내 로망을 실제로 이렇게 본 것은 비록 매일 아침 수영을 하지는 못했지만 운동을 빼먹지 않고 나와서였고 또 내가 바라는 이상향이었기에 내 눈에 곧바로 들어왔을 것이다. 그러니 러닝화 챙겨온 나 자신 너무 칭찬한다는 말이다!! 여행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온 지금도 매일 아침 그 할머니를 떠올린다. 추운 날 아침, 눈뜨자마자 이불 속을 더 파고들고만 싶을 때 내 눈을 번쩍 뜨게 해주는 존재 방콕 할머니👵 어여어여 오늘 하루도 운동으로 감사히 시작하고 멋진 하루를 만들라고 말해주는 듯하다. #오늘하루도감사합니다🙏🏻 #글쓰기챌린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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