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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거의 다 왔는데 팀원들이 지쳐버렸다. - 팀원들을 지키기 위한 조건, 생산선 2배 이상 올리기 프로젝트는 초반에 높은 단합력과 에너지로 순조롭게 진행되어 나갔습니다. 하지만 일정 기간이 지나고, 2배까지는 아니어도 생산성이 굉장히 높은 비율로 오른 뒤로부터는, 가파르게 오르던 주간생산량이 점점 완만해지고 거의 一자에 가깝게 누워버렸습니다. 누구도 입 밖으로 내어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이렇게까지 노력하고 이렇게까지 효율을 올렸는데, 설마 정확히 200%가 되지 않았다고 혼을 내실까?" 라는 생각이 팀에 퍼져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점에서는 저도 '아직 2배가 안 되었으니 더 힘을 내라.'는 말이 차마 입 밖으로 나오질 않았습니다. 저도 팀원들도, 적지 않은 기간 동안 정말 숨 가쁘게 달려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팀원들의 노고에 감격해 목표에 약간 밑도는 성과를 보였더라도 손뼉 쳐주고 싶은 마음은 저의 마음일 뿐이었고, 리더 회의에서는 매주 갈수록 완만해지는 그래프에 대해, 그리고 언제 목표치인 200% 생산량을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호소하는 것은 당연히, 그에 대한 좋은 답변이 되지 못했습니다. 지성에 감천하시어 목표치를 낮추어 주신다면 그것은 회사 측에 감사할 일일테고, 그게 아니라면 2배 이상의 효율을 내지 못할 경우 그것이 살벌한 결과로 이어지더라도 저는 할 말이 없어야 맞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곳은 부탁, 응원, 칭찬, 위협 등, 팀원들의 동기가 될 수 있는 모든 것을 태우며 올 수 있었던 가장 먼 곳이었으며, 그 간 큰 역할을 해왔던 연료들은 이미 전부 연소되어 그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팀원들에게 위협적인 단어들을 언급하는 순간 오히려 '이렇게 최선을 다했더니 돌아오는 게 협박이라고?'라는 배신감까지도 느낄 수 있었고, 그렇게 되어버리면 이후부터는 팀장의 호소는 양치기 소년의 외침이 되어버릴 것 같았습니다. 효율이 더 나아지는 것은 없이, 어렵게 쌓은 팀원들과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결과만 낳을 것이 분명했습니다. '더 잘할 수 있다.'는 응원과 칭찬은 이 시점으로부터는 오히려 지쳐 주저앉은 팀원들에게 부담만 주고 그 속도를 올리지는 못할 시점이었습니다. 또한 저 혼자 '1부탁 1보상'이라고 부르는, 경험으로 얻은 법칙이 있는데, 팀원들에게 당장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기업에 도움이 될 일을 부탁하는 경우 한 부탁당 거기에 상응하는 보상을 주어야, 다음 부탁이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법칙이었습니다. 선행 부탁을 들어주시는데 드는 공수의 크기와, 두 번째 부탁에 대한 팀원들의 싸늘함은 정비례하는데 고로 이 경우에는 제가 다시 입으로 이글루를 세우고 명심보감 구절을 끌어와 눈물의 연설을 한다고 해도, 팀원들은 싸늘하게 식을 가능성이 컸습니다. 동시에 효력을 발휘할 가능성은 매우 적었습니다. '그럼 이 이상 취할 수 있는 액션이 없어 보일 때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을 이어가며 난데없이 인생을 돌아보다보니 새삼 지금보다 훨씬 어린 나이에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순간이 떠올랐습니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도 고3 모의고사 점수가 더 이상 오르지 않을 때의 초조함과 절망감.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그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들었던 온갖 수능 공부 조언들이 기억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100리를 가는 사람에게는 90리가 절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0점에서 90점이 되기까지 공부해야 하는 양과, 90점에서 100점 되기까지 공부해야 하는 양이 같다는 거지요. 여러분이 지금 상위권인데 최상위권이 되고 싶다면, 0점에서부터 여러분 실력이 되기까지 노력해야 하는 수준으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얘기예요." "맞은 문제를 100번 공부하는 것보다 틀린 문제를 1번 더 집요하게 클리어하고, 다시는 안 틀리게 되는 게 중요해요." "내가 취약한 부분을 우선 파악하세요. 그리고 내가 그 부분을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나에게 강의를 해보세요. 재밌게도 누군가에게 설명을 하기 위해 정리하다 보면 더 이해가 잘 된답니다." 불가능을 가능케 하던 기적의 한국입시 리더십을 떠올리며, 이미 상위권인 팀원들을 어떻게 최상위권으로 갈 수 있게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생각을 거듭한 끝에 그룹장님과 HRBP님을 모셔서 본론부터 말씀을 드렸습니다. "저, 전환형 인턴을 뽑아보려고 합니다. 초반에는 팀원들과 완전히 분리시켜 제가 교육시키고, 후반부에는 저희 팀원들이 인턴들을 멘토링하도록 하고 싶습니다." 그러자 제가 최근 어떤 고민을 하고 있었는지 알고 계셨던 그룹장님께서는 웃으면서 큰 소리로 대답하셨습니다. "이 악마! 저 사람 악마야!" 내가 왜 악마냐, 악마같은 목표를 설정하고 계속 닥달한 사람이 악마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우선은 인턴 선발의 필요성을 설명도 들으시기 전에 바로 이해하신 것 같아 말을 꾹 삼켰습니다. 나보다 훌륭한 팀원들을 매니징하게 되었다 (12) https://brunch.co.kr/@clipkey/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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