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곧 여행을 간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정해진 건 없다. 일을 하던 곳에 퇴사를 말해 놓았고, 이후에 꼭 여행가고 싶은 마음을 담아 그저 툭 내뱉어 봤다. 왠지 단호하게 '간다'라고 말을 해놓으면 꼭 지켜야만 할 거 같아서 '갈 거다' 가 아니라 '간다'라고 명확히 적었다. 매일 하루에 19시간, 어쩔 땐 20시간을 일해가며 버티고 있던 와중에 저번 주 아버지가 일하시다가 사고를 당해 수술을 하는 일을 겪었다. 다행히 수술은 잘 끝냈지만 이후 병원비부터 온전히 회복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두려운 건 사실이다. 얼마나 앞으로 대박이 나려고 이런 일이 벌어졌나, 애써 웃음으로 승화시켜 보지만 5평 남짓 원룸에 홀로 시간을 흘려 보내다 보면 웃음은 뒤이어 울음으로 이어진다. 처음 다쳤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가 떠올라서, 지금도 어딘가 차가운 느낌이 드는 병실에 누워 아픈 걸 이겨내고 있을 아빠가 떠올라서, 그런데도 바쁜 일에 치여 매일 가보지 못하는 죄책감에 그렇게 한숨만 푹푹 쉬어가며 오늘도 하루를 마쳐본다. 하루 빨리 이 모든 걸 털어버리고, 여행 떠나고 싶다. 추워도 더워도 왠지 지금 이 순간은 그걸 모두 견뎌낼 자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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