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는 잘못이 없다.
그저 만드는 사람의 손에 좌지우지될뿐.
슬라이드에 텍스트를 가득 채우기보다는
부족한 부분을 말로 설명하려 했던 것이 화근이었다.
당연히 있을거라 예상했던 내부 회의 없이 최종보고서가 만들어졌고, 내가 만든 자료는 그대로 고객사 미팅 자료가 되었다.
발표자는 그것이 이미 2차 자료인지라 별도의 소통이 필요없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물론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기도 했다.
내부 합의과정이 없었으니 작성자의 의도가 100% 전달될리도 없다. 텍스트는 투명하다. 넘치면 넘치는대로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여실히 보여준다.
결국 오인지된 자료는 특별한 피드백없이 물흐르듯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 자리에서 첨언하거나 내용을 바로잡는 건 더 우스운 일이었다.
사무실로 복귀해 동료에게 이 이야기를 전하는 것으로 과업을 마무리했다. 또 하나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