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01 "아이유, 취약 계층에 2억 기부...새해에도 선행 계속" ‘기부’하면 자연스레 따라다니는 수식어 같은 셀럽들이 있다. 몇 천만 원 혹은 몇 억, 몇 조를 누군가에게 선뜻 내어준다 함은 어마무시하게 대단한 일이다. 철없는 어린 날, 나는 '에이 돈도 많이 버는데 저 정도는 해야지'하며 쉽게 내뱉었다. 양손으로 다 들 수 없을 만큼 큰돈을 버는데 그 정도는 껌이지 라며 감히 생각했다. 하지만, 그 정도가 아니라 그 정도나? 였다. 노란 파란 초록빛의 작은 종이 쪼가리에 불과한, 혹은 은빛 도는 구리 덩어리에 지나지 않는 것. 이 돈이라는 것에게는 참 무섭게도 사람을 간사하게 만드는 요상한 재주가 있다. 없을 땐 고통스러운데, 있을 때는 더 큰 것을 욕심내니 더 괴롭게 한다. 그리고는 지갑 두둑해졌다 싶으면 마치 내가 그만큼의 값어치를 하는 듯 의기양양해질 때도 있다. 그렇게 '많이 벌면 나도 저만큼은 할 수 있지~' 하던 근거 없는 자신감은 '아직 기부할 만큼 번 것은 아니니까~'하며 쓸데없는 허영심으로 전락한다. 그래서 물질적 풍요가 기부의 필요조건은 아닌 것이다. 돈이 있어야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말은 참으로 거짓 명제에 불과한 것이라는 말이다. 얼마 되지 않았다만 친구들과 십시일반 모아 한 차례씩 돌아가며 좋은 나눔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이런 기회를 얻게 된 것은 감사할 일이지만, 이보다 이런 아낌없는 마음이 모여 더 큰 마음이 되어간다는 점이 더 귀히 여겨진다. 솔직 어린 마음으로는 사실 조금 아깝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 아까운 마음은 이제는 더 많이 모으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되었고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있다는 엄청난 경험을 피부로 적나라하게 느껴가고 있는 중이다. 누구 일지도, 어딘가에 있을지도 모르는 이름 모를 대상에게 따사로운 마음을 남몰래, 비밀리에 슬쩍 전한다는 것이 마치 짝사랑하는 듯했다. 한 순간이지만 잠시나마 잊고 살았던 그날의 도움이, 어느 날 깨알 같은 글씨로 손수적은 편지 한 통으로 되돌아오는 날이면 그렇게 뿌듯할 수 없었다. 그런 마음이 몽글하게 피어나며 또 다른 꽃을 피우게 하고 싶은 바람으로 자리했다. 내가 한 일이 가치 있음을, 그 가치로 하여금 또 다른 행복을 만들어 내는 경험은 나날이 풍성해졌다. 중요한 것은 셀 수 없이 많은 "0"이 붙은 액수가 아니라 단 하나의 "0"이라도 이로 하여금 누군가는 헤아릴 수 없이 넓은 행복을 안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누군가가 2억의 2%를 나눈다면 2억이 되었을 때만을 기다리지 않고, 2만 원의 2%를 조금 떼어줄 수 있는 똑같은 가치를 행하는 날들이 많아지길 바란다. 도움과 나눔이라는 것은 뱉으면 더 달아지고 삼키면 썩어버리는 것이기에 마음의 부를 나누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나의 둘도 없는 친구들에게 감사를 표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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