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그 '편함'은 나만의 생각이었나보다. 새 회사로 옮긴지 두 달 째, 이제는 어느정도 임산부 티가 나기 시작했을 때 팀원분들에게 나의 상황을 알렸다. 함께 일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진심으로 나의 임신을 축하해주었다. 딱 거기까지였다. 그 이상도 이하도 바라지 않고 나는 내 몫을 해 나갔다. 여느때와 같이 릴레이 회의도 참여했고 필요하면 조기 출근도, 야근도 마다하지 않았다. 내 컨디션은 내가 제일 잘 알기에 스스로 조절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무엇보다 '임산부니까 그럴 수 있지' 하는 고정된 (불편한) 시선을 받고 싶지 않았으며 동료들에게 피해 주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오히려 이러한 나의 행동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주었다는걸 나중에야 깨닫게 되었다. 혹시나 안좋은 일이 생겼을 때 상사(혹은 회사) 입장에서 '저는 말렸는데 저 직원이 원해서 열심히 일한겁니다' 라는 말은 제 3의 시선에서 그저 비겁한 변명으로 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나고 보니 그 입장이 이해 안가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나는 정말, 그 어떠한 악의 없이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싶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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