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챌린지 스물 하나] 퇴직 후 나는 두 가지 대외 활동을 신청했었다. 하나는 직전 직종과 동일한 분야의 활동이고, 다른 하나는 전혀 다른 분야의 활동이었다. 그 중 전자에 합격하여 오늘 부산으로 이동하였고, 숙소에 체크인하고 짐을 내려놓기 바쁘게 후자의 불합격 문자를 받았다. 아직 이직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지 않았기에 처음으로 받은 불합격 문자에 애써 태연한척 하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직종 변경을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았고, 그저 평소 관심 있었던 분야였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지원했던 것이 문제였을까? 마치 소개팅 장소에서 대면하기 전에 메신저로 거절 당한 느낌이었다. 떠나야 하나 싶었던 분야의 활동은 합격하여 부산까지 오게 된 것이 새삼 특별하게 느껴졌다. 나를 밀어낸 새 인연에 상처 받아 결국 옛 인연만이 나를 위로해주는 것인가 싶은 생각도 든다. 경력 없이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것보다는 그 동안 쌓아왔던 경력을 풍성하게 만들라는 뜻인가 싶기도 하다. 물론 이제 겨우 한 번의 거절을 당했을 뿐이다. 앞으로 수도 없이 많은 거절을 당할 것이고, 나에게 딱 맞는 일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 때마다 모든 것에 의미를 두었다가는 이내 지칠 것을 알면서도 결국 하나씩 되짚어보고 곱씹어본다. 지금은 그저 발길이 닿는 곳으로 가기 보다는, 명확한 목적지를 향해 최적의 동선으로 이동해야 하는 때이니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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