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챌린지 스물] 최근 <용감한 형사들> 프로그램을 정주행하고 있다. 본래 추리나 두뇌쓰는 프로그램이나 게임을 좋아하는데 어쩌다보니 <용감한 형사들>은 이야기만 듣고 찾아보지는 않았으나, 최근 유튜브를 통해 <알쓸범잡> 영상들을 다시 보다가 결국 <용감한 형사들>을 정주행하기로 결정했다. 프로그램 컨텐츠인 범죄 내용이라든가, 그 너머에 가지고 있는 사회적 의미도 물론 흥미롭지만, 나는 무엇보다 거기에 출현하는 '형사'분들에 계속 관심이 갔다. 단순히 얼마나 고되고 힘들까보다는, 직업인으로 그들을 바라보게 되었다. 형사라는 직업의 연봉을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그들이 말하고 보여주는 노력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은 짐작이 갔다. 사건에 따라 하루 두세시간조차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고되게 일해야 하고, 집에 못 들어가는 날들도 부지기수, 게다가 저기 나와서 이야기하는 사건 외에도 다른 사건들도 엄청 많을 것이고, 사건을 수사하는 것 외에도 수많은 페이퍼 작업들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목표(범인을 잡아야 한다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것은 살아간다는 것'을 문자 그대로 실현하고 있는 것 같아 보였다. 그리고 그들이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결국 직업에 대한 사명, 혹은 사회적 책임감이 아니라면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미디어에 나와 보여지는 것은 아주 일부이며, 그 이면에는 부정적인 내용 또한 많은 것이고, 모두가 저런 거창한 사명이나 책임감으로 일을 하고 있지 않을 것이다. 지금도 형사나 경찰 중에는 경제적인 이유 혹은 워라밸의 이유로 이직을 하거나 퇴사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저 수많은 직업 중 어쩌다보니 '경찰', '형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되어 일을 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런 열정을 여전히 뿜어내는 모습은 부럽기만 하다. 나도 과연 월급이나 워라밸 따위는 신경쓰지 않고 내 모든 시간을 올인할 만한 일을 만날 수 있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나도 그러던 때가 있었다. 직장에서 야근을 해도, 쉬는 날에 나와 일을 해도 그들처럼 아무렇지 않게 의욕이 넘쳐 일을 했었다. 다만 나는 그 열정과 의욕이 사그라들어 어느 새 월급이나 워라밸이 일보다 더 중요해졌던 것 뿐이다. 만약 내가 퇴사하지 않고 잘 버텼다면 남들이 보기에 나 또한 그 일을 정말 좋아하고 사명을 가지고 일한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결국 나는 '열정'이나 '사명'보다 중요한 것은 결국 '목표'인 것을 깨달았다. 열정은 시들고 사명은 흐릿해진다. 그 것만으로 힘들고 지친 나를 일으키기 어렵다는 것을 경험했다. 나는 뚜렷한 목표가 없었다. 왜 그 일을 해야 하는지, 도대체 무엇을 위해 내 돈과 시간을 포기해야 하는지 몰랐다. 뜨거운 가슴보다 차가운 머리가 필요했다. 나의 가슴이 충분히 뜨겁다는 것을 알았으니 이제는 내 머리를 차갑게 할 시간이다. 지금부터 정신을 바짝차리고 앞으로의 목표를 생각해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