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알아서 자산을 관리해주는 비대면 투자일임 서비스를 홍보해 오던 나는, 근 몇 년 간 AI 투자엔진의 뛰어난 능력과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널리 설파하고 다녔지만(=투자에 있어 사람은 비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밖에 없고, 따라서 투자 위험이 높아지지만 AI는 적어도 이성적인 판단을 한다..는 논리) 사실 아무리 잘 만들어진 AI 엔진도 결국 사람의 손과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글을 쓰고 돈을 벌어야 하는 입장에서 'ChatGPT'의 엄청난 발전 속도는 무시하고 싶었다. 사람이 쓰는 글과 기계가 쓰는 글은 절대 같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기술의 발전을 인정하기는 싫으니 ChatGPT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지도 않았고 그가 잘 정리한 정보를 읽고 싶지도 않았다. 참 쓸데없는 아집이다. 지난 금요일, 회사에서 크리에이티브 분야와 프로그래밍 분야의 AI 활용에 관한 컨퍼런스를 주최했다. 2023년 런칭한 교육 콘텐츠 중 단연 효자 상품이 '생성형 AI'에 관한 것이기도 했고, (나처럼)인정하거나 말거나 현재 크리에이티브 영역에 있는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분야가 AI이기도 하니까 팔리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관심을 방증하듯 전석이 매진 된 컨퍼런스를 듣던 도중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엔비디아 관계자의 강연 중이었던 것 같은데.. 사진기가 처음 발명 되었을 때에, 예술가들은 미술의 종말을 걱정했다. 하지만 사진기의 발명으로 실험적인 작품이 크게 늘며 결국 미술사 전반을 풍성하게 해주었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사진 역시 예술의 한 분야로 당당히 자리잡았다. 어쩌면 생성형 AI라는 기술도, 그 때의 사진기 같은 것이 아닐지. AI기술의 발전이 우리의 밥그릇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AI기술을 활용할 수 아는 사람에게 우리의 밥그릇을 내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는 생각에 미치자 처음으로 ChatGPT를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ChatGPT를 써본 첫 감상은. 음..아직은 위험하지 않겠어 내 밥그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