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챌린지 열 여덟] 오랜만에 캠핑을 나왔다. 내내 따뜻했던 날씨는 이번 주 영하 10도 아래에서 올라올 줄 모르고, 연신 한파주의보 안내문자가 울리는 동안 겨울 바다를 보고 싶다는 일념으로 심지어 강화도 끝 바닷가 캠핑장으로 나왔다. 바람이 거세게 부는 동안 새로 산 텐트를 개시하고 머릿속으로 구상한 내부를 세팅하느라 본래 한 시간이면 끝났을 구성이 세 시간 가까이 되었다. 문득 그 모습이 지금 내 처지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적 한파가 극심할 것이라는 2024년 나는 안정된 직장을 뒤로 하고 매서운 구직 시장으로 나왔다. 오래간만에 나온 회사 밖에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막연한 생각만 했을 뿐, 막상 나와보니 과연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 이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영 감이 잡히지 않는다. 짧은 시간 내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보다 훨씬 더 오래 걸릴 수도 있을 것이다. 마치 으레 해왔던 것처럼 잘 마무리하겠지 한 캠핑처럼 말이다. 하지만 경험이란 그런 것이다. 처음 캠핑을 시작했을 때도 매번 나는 세 시간 아니, 그 보다 더 오랜 시간이 걸려 사이트를 구축했다. 회를 거듭할 수록 나에게 맞는 캠핑용품들을 갖춰가기 시작했고, 그에 맞게 나에게 꼭 맞는 구성을 찾아 어느 순간 한 시간이면 뚝딱 완성하는 상태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이번 캠핑 또한 오랜만에, 그리고 아직 나에게 맞지 않은 텐트를 가지고 구축하려다 보니 오래걸린 것 뿐, 앞으로는 더욱 나아질 것이란 확신을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그 때까지 이 힘든 과정을 묵묵히 견디는 이유는 내가 캠핑을 좋아하고 나에게 딱 맞는 취미생활이기 때문이다. 그 힘든 과정 또한 내가 성장하고 경험을 쌓아가기 위한 것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다. 앞으로 나의 커리어에 대한 자세 또한 이 같이 가져가야 할 것이다. 이 과정이 종국에는 나의 커리어를 완성 시키는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라는 것, 그리고 이 것을 즐기고 나에게 딱 맞는 일을 찾기 위한 시간이라는 것을 잊지 않는다면, 그리고 묵묵히 나에게 맞는 루틴을 찾아 구성을 찾아 세팅하고 있는다면, 어느 순간 나에게 딱 맞는 커리어를 다시 찾을 것이라고 믿는다.
로그인 후 모든 글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