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내기 학교 정문에는 커다란 시계탑이 있었다. 그 시계탑을 보며 산을 뒷배경으로 둔 학교로 첫 등교를 시작했다. 내가 들어간 해에 우리 과 학번 동기들은 다 여학생이었다. 과에 있는 남자 선배들은 새 학기에 남자 후배가 들어오면 드디어 축구팀에 남자가 생겨 더 이상 경기에 뛰지 않아도 된다고 좋아했지만, 우리에겐 남자 동기가 없었다. 선배들이 화를 내며 9* 학번들이 남자 씨를 말렸다며 화를 냈다. 나는 그해에 불문과에 들어갔다. 1학년 수업은 계속 반복하게 되는 기초여서 나는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해야지'라고 마음 먹었다. 좀 바쁘고 의미 있는 활동이 뭐가 될까 하다가 나는 대학교 방송국에 들어가기로 했다. 다행히 방송국은 내가 있는 인문대 꼭대기에 있었다. 부채꼴 모양으로 길게 양쪽으로 펼쳐진 계단을 돌고 돌아 숨을 가쁘게 몰아쉴 때쯤에 엄청 큰 방송국 문 앞에 도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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