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이렇게 말하기는 조금 그렇지만, 나는 일처리가 빠른 편이다. 보통 '손이 빠르다'고들 한다. 그런데 동료들보다 빨리 끝낸 일은 무조건 잘한 일일까? 요즘들어 자주 고민한다. 나의 빠른 손이 성급함이 되어버리면 어쩌지? 완성도가 부족한 산출물은 결국 못한 일이 되는 게 아닐까? 오히려 꼼꼼하지 못한 사람으로 낙인찍히면 어쩌나? 때문에 평소처럼 일을 마치고도 몇 번이나 더 들여다보는 습관이 생겼다. 퇴고를 넘어선 이 불안함이, 더 비효율적인 일처리 방식은 아닐까 걱정된다. 완벽한 일이란 세상에 없고, 그러니 초안이라고 부르는 것이다만. 스스로에 대한 확신의 기준은 어디서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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