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왜 화를 안 내세요?" 내가 팀원 중 한 명에게 들었던 말이었고 내가 2022년에 들은 말 중 가장 충격적인 말이기도 했다. 이 말을 듣게 된 배경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난 당시 한 스타트업의 운영총괄 역할을 하고 있었고 맨먼스로 계약을 한 외부 프리랜서팀 비용 정산을 하던 팀원과 프리랜서 사이에 계산한 비용 금액에 대한 이견이 발생을 했다. 둘이서 이야기를 하던 중 프리랜서가 나에게 직접 연락을 했고 비용을 확인 해 달라고 했었다. 내가 직접 그 프리랜서 팀과 계약을 했었기 때문에. 나는 팀원과 비용을 검토해 보던 중 팀원이 초과 근무에 대한 계산 오류를 발견하고 다시 계산해 보라고 이야기를 했었다. 하지만 그 팀원은 본인이 한 방법이 맞다고 이야기를 했고 나와 다시 검토하던 중 본인의 오류를 발견하고 다시 하겠다고 하면서 나에게 한 말이 위의 저 말이다. 왜 화를 내지 않냐는 그런 이상한 말. 마치 화를 내는 것이 default라는 누앙스로. 가만히 생각을 해 보면 회사 일로 팀원들 혹은 동료들에게 화를 낼 일이 그렇게 많이 없다. 아니, 내 개인적인 생각으론 거의 없다. 본인이 회사일에 너무 진심이고 본인 인생에 가치있는 일이라서 조금의 실수도 너무 화가 나는 그런 사람이라면 그럴 수 있겠지만 난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니다. 그 보다 반대편에 더 가깝다. 난 회사일 자체가 누군가에게 화를 낼 정도로 중요하거나 가치 있는 일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위의 에피소드로 돌아가 보면 그냥 팀원에게 이런 오류가 있는거 같으니 다시 한번 계산해 보라고 하면 그걸로 그만이다. 돈이 이미 지불 된 것도 아니고 설사 지불 되었다고 하더라도 계속 일을 할 프리랜서팀이라 내가 전화해서 전후 사정을 설명하면 그만이다. 전혀 화를 내고 자시고 할 만한 일이 아니다. 그냥 다시 한번 잘 챙겨 보라는 피드백을 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리고 대부분 회사일은 이런 일들이다. 내가 보기와 다르게 무던한 성격이고 전형적인 '강강약약'성격이라 팀원들에겐 '약'모드로 대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누구나 한번 다시 생각해 보면 화를 낼일이 없다. 그리고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고 나 역시 그 '누구나'의 한 명 일 뿐이다. 오늘도 누군가에게 업무중에 화를 냈다면, 혹은 화를 내는 사람을 봤다면 본인 혹은 그 사람이 회사일에 너무도 진심이고 가치있게 생각하고 있다고 여겨주면 될 것 같다. 그리고 혹시 본인이 그랬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고 말해 주고 싶다. 회사 일은 그렇게 가치 있고 본인 인생에 대단히 중요한 일이 아니라고. 그것보다 훨씬 더 가치 있는 일들이 많으니 그 중 하나를 찾아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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