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19 어디로 흔들릴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곳에서 주위를 구석구석 들여다보면 잡을 곳은 있습니다. 버스 그리고 지하철 손잡이처럼 말이에요. 어린아이가 걸음마 떼려 아장아장 걷다 넘어져도 두 손으로 땅 잡고 일어나는 것처럼, 롤러스케이트를 타다 중심을 잃어 우당탕 넘어져도 흙먼지 털어내며 아부지 손잡고 일어서는 것처럼, 간절한 마음 담아 만들어낸 계획이 도미노처럼 한순간에 무너져버려도 다시 시작하는 것처럼. 어디에도 붙잡을 것은 있었습니다. 인기척 없는 허허벌판에 마음 살짝 내려둘 곳 하나 없는 외딴 공간에 홀로 쓰러져 주저앉아버렸던 그날, 많이 외로웠겠어요. 그리고 서러웠겠어요 너무나. 그래도 괜찮아요. 어딘가에 있어줄 무언가를 잡고 조금씩 일어서면 되니까요. 바닥을 등지고 높은 하늘을 디뎌도, 스쳐가는 바람이 내밀어준 손을 잡아도 괜찮으니까요. 불현듯 몰아친 어려움에 무너지는 날 많겠지만 언젠가 닥쳐올 아픔에 가슴 쓰린 순간도 많을 테지만 조심스레 그리고 천천히 일어서보는 거예요. 그렇게 연습하며 내가 나를 잡고 일어설 수 있도록 단단하게 세워가는 길을 걸어가 보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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