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챌린지 열여섯] 코로나가 기승이던 시절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캠핑이라는 취미를 가졌다. 나는 여행용 통장을 따로 운영하고 있는데, 어차피 해외 여행을 하지 못하고 계속 모이기만 하고 있으니 캠핑으로 털자는 마인드로 시작하였고, 그 취미는 나와 퍽 잘 맞았다. 격주로 캠핑을 다녔고, 맥시멀 성향에 맞게 정말 많은 용품들을 사고 또 세팅하며 캠핑을 즐겼다. 캠핑을 하며 가장 즐거운 시간은 단연 텐트 내부를 세팅하는 것이었다. 1~2시간이나 걸려 세팅을 해야했고, 수없이 많은 짐을 싣고 내리고 하는 과정이 필요함에도 무엇이 그렇게 즐거웠을까 생각해보면 '나만의 공간'을 꾸민다는 즐거움과 그 결과물이 가져다주는 뿌듯함이 너무 만족스러웠다. 부모님을 따라 해외 생활을 하다 대학 진학을 위해 혼자 나와 자취를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내 집은 나만의 공간이 아니었다. 일년에 한 두번 한국에 나오실 부모님이 지내시기 불편함 없도록 여분의 침실과 옷과 물품들을 보관할 공간이 늘 마련되어 있었고, 그로 인해 나는 자취를 하고 있음에도 '내 공간'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이런 나에게 캠핑에서 텐트를 꾸미는 건 곧 '내 공간'을 확보하고 내 취향에 맞게 꾸밀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하지만 업무가 쉴새없이 몰아치고 주말에도 출근하여 일을 하다보니 캠핑을 나가지 못한지 반년이 훌쩍 지났다. 그래서 오늘 오랜만에 캠핑장을 예약했다. 물론 앞으로도 처음 캠핑을 시작했을 때처럼 자주 나가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다 보니 캠핑장 하나 예약하는 것도 정말 많은 고민이 필요했고 장고 끝에 선택했다. 안그래도 나에게 소중한 시간이었던 '캠핑'이 더욱 소중해 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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