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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5 - 아름답지 않은 것은 없다. 이른 아침 제일 먼저 일어나 봄-여름-가을-겨울을 알리는 세상의 임무를 다한 후 안간힘 쓰다 차디 찬 시멘트 바닥으로 떨어지고야 말았습니다. 싱그러운 풀내음 솔솔 풍기며 봄이라 속삭였고 시원한 그늘이 되어 타오르는 여름을 잠재웠어요. 알록달록 오색빛으로 온 거리를 물들여 선선한 가을을 노래했고 앙상한 가지만 남겨둔 채 아득히 멀어지며 겨울을 말했었죠. 떨어진 낙엽은 땅에서 흩날리며 저 멀리 떠나가버리기도 했고 진흙더미 속에 파묻혀 더러워지는 날도 많았습니다. 빗방울 뚝뚝 떨어지는 날에는 빗물에 흥건히 젖어 찢기기 십상이었어요. 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가여워하지 않았습니다. 아무짝에 쓸모없다 생각했지만 낡은 구둣방 허리굽은 어르신은 고개를 저으며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지으셨어요. 한 장씩 모여 무언가를 알리는 표지가 될 수 있음을 또 따뜻한 마음이 될 수 있음을 아셨던 것이지요. 떨어져 바싹 말라버린 잎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낙엽이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 세상에 아름답지 않은 것은 그 어디에도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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