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가정(이라 쓰고 신념이라 읽는)은 덕업일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는 개개인마다 소명(Mission보다는 Calling이라는 단어가 더 끌리긴 한다)이 있다는 것을 믿는다. 물론 깨우친 이에게는 삶의 충만함은 '무엇을 하는가'가 아닌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는 이슈라고는 하지만, 그럼에도 '일'은 '사랑'만큼이나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일' 자체는 목적이 될 수 없지만, 소명이라는, 나의 존재 목적에 대한 아주 좋은 수단일 수 있다. 나의 Calling을 만나면 나의 일이 나의 삶에 기여할 수 있게 된다. 내게 주어진 모든 것들을 나의 Calling을 위해 이용하고 또 되돌려 줄 수 있다. (여기서 이용한다는 것은 부정적인 의미가 아닌 가치교환에 가까운 뜻이다) 자본주의 사회를 사는 사람은 누구나 특정 시점에 자신의 일을 조직에 기여하게 된다. 다른 말로는 조직에게 '나'가 일을 통해 이용당하게 된다. 나의 일을 조직에 기여하는 것이 곧 나의 삶, Calling에 기여하는 일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조직이 개인의 삶에, 개인의 소명에 기여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개인이 자신의 Calling을 알아차릴 수 있게끔 돕고, 자신의 Calling을 실현하는 데에 조직을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게끔 도와야 한다. 그럴 때에 개인은 진정으로 조직에게 자신만이 기여할 수 있는 가치를 '일'을 통해 기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순수한 Calling을 만나는 일은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조직에서 Calling을 찾고자 하는 대화는 얼마든지 제공할 수 있다. 서로를 이용함으로써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가치를 만들어내고, 영향력을 넓혀가는 것이 궁극적 '연결'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한다. 조직은 개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어떠한 삶을 살고 싶은지, 그간의 삶에서 애쓰지 않아도 기껍게 노력했던 것은 무엇이었는지, 그저 그 행위만으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행위는 무엇인지와 같은 질문이 자주 오갈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는 대화라는 제도를 통해서 가능하고, 리더를 통해서, 문화를 통해서, 기회나 장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그 과정에서 개인과 리더의 비전을 연결하고, 개개인과 조직의 비전을 연결할 수 있다. 비전은 어쩌면 제시하는 것이 아닌 물어보고 연결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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