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일기 01
#24.01.05
오늘은 아침 일찍 면접이 있는 날이다
면접 복장은 늘 똑같은 차림으로
오늘이 마지막 면접이길 바라며 면접 준비를 한다.
준비를 마치고 지하철 타러 가는 길
나빼고 모두 분주하게 출근하고 있다.
후.. 오늘은 10시, 15시 면접 두 개나 있고
시간 텀이 꽤 된다.
무엇을 하면 좋을지 생각하다가 생각난게
만화카페가 생각났다.
카페에 있는 것 보다 누워있는 게 더 편하지 않을까.
내가 생각해도 그럴듯해서
면접 보는 역 근처 만화카페를 검색해본다.
"음 1시간 단위로 계산이네
나는 3시간 정도 머물 거니까...
그럼 12,000원.. 밥 까지 먹으면 20,000원 쓰겠네.."
길어진 백수 생활로 20,000원이나 쓰는 건 뭔가 부담이 됐다.
"후.. 그럼 그냥 카페 가서 커피나 마셔야겠다.."
그렇게 무엇을 할지 계획을 세웠고
면접 보러 갈 회사를 다시 한번 조사하고 면접 시뮬레이션을 돌려본다.
"안녕하세요. ㅁㅁ에 지원한 ㅁㅁㅁ입니다.
제 경험을 바탕으로 커리어를 발전시키고 싶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면접을 보다 보니 자기소개서 정도는 자연스럽게 입에 붙게 됐다.
면접 장소 도착
와 여긴 건물 전체가 이 회사꺼네..
회사를 구경하며 담당자가 오길 기다렸다.
"안녕하세요 ㅁㅁ님 맞으시죠?
오늘 면접은 10층에서 보실거에요"
면접 장소에 도착하니
두명의 면접관이 나를 맞이해주었다.
여느 면접과 다르게 부드러운 분위기로 면접이 진행됐다.
자기소개를 준비했는데..
자기소개는 따로 시키지 않아 아쉬웠다.
그렇게 모든 질문이 끝나고
최종 희망 연봉 묻는 시간
직전 연봉과 희망 연봉을 말하니 난색을 표한다.
"음 경력이 오래되긴 했지만, 이쪽 업계 경력이 아니니 모두 인정되진 않을 겁니다.
본인도 이 연봉이 높은 거 아시죠?
희망 연봉보다 낮을 경우 다닐 의사가 있으신가요?"
"네 알고 있습니다.
연봉이 낮아진다고 해도 다닐 의사가 있습니다."
사실 그동안 떨어진 이유가 내가 부른 연봉이 높은 거라
짐작은 했지만, 면접을 볼수록 그 생각이 확고해졌다.
내가 하고 있는 직군 자체가 대체로 연봉이 낮아 다들 이 직군에 이 돈을..?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까..
힘들게 연봉 올려놨는데
낮춰야 한다니...
면접이 끝나고 회사를 떠나는 길,
난색을 표한 면접관의 표정이 마음에 남는다.
길게 이어진 백수 생활과 연봉 협상의 부담으로 마주한 이 순간, 나 자신에게 더 많은 질문을 던지게 된다.
어쩌면 내가 그만큼 쓸 인재가 아닐까?
지금까지의 노력과 경험은 아무것도 아닌 걸까?
길게 이어진 백수 생활로 쌓인 부담감이 마음을 짓누른다.
이제 현실과 타협을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